34년간 무료급식 운영해온 청량리 ‘밥퍼’, 서울시 고발로 위기

34년간 무료급식 운영해온 청량리 ‘밥퍼’, 서울시 고발로 위기

곽소영 기자
곽소영 기자
입력 2022-01-16 17:25
수정 2022-01-16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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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량리서 34년간 무료급식 해온 ‘밥퍼’
지난해 서울시가 고발하며 중단 위기
쪽방 주민들 “밥퍼 사라지면 어떡하나”
서울시 “면담 후 유지 방안 논의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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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경찰 등에 따르면 서울 동대문경찰서는 최근 서울시로부터 최일도 목사 고발장을 접수했다.고발장에는 최 목사가 시유지인 동대문구 답십리동 554 일대에서 지난해 6월부터 무단 증축 공사를 진행한 것이 건축법 위반이라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안주영 전문기자
16일 경찰 등에 따르면 서울 동대문경찰서는 최근 서울시로부터 최일도 목사 고발장을 접수했다.고발장에는 최 목사가 시유지인 동대문구 답십리동 554 일대에서 지난해 6월부터 무단 증축 공사를 진행한 것이 건축법 위반이라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안주영 전문기자
1988년부터 서울시 동대문구 청량리 일대에서 노숙자와 행려자, 독거노인들에게 무료 급식을 제공해 온 다일공동체의 밥퍼나눔운동이 창립 34년 만에 최대 위기를 맞았다. 지난해 12월 10일 서울시가 시유지에서 불법 증축을 계속하고 있다며 다일공동체 대표인 최일도(65) 목사를 건축법 위반 등의 혐의로 동대문경찰서에 고발하면서다.

매일 오전 답십리굴다리 아래서 도시락을 나눠주는 ‘밥퍼나눔운동’의 무료 급식이 중단될 위기에 처했다는 소식이 퍼진 16일 오후 2시쯤 기초생활수급자 전모(60)씨가 이 굴다리로 달려나와 있었다. 휴일이라 무료급식이 없는 날인데도 착잡한 마음을 달랠 길 없어 무작정 온 길이었다.

무릎에 물이 차서 잘 걷지 못하는 지병에도 막노동을 하던 전씨는 코로나19 이후 실직자가 됐다. 그는 “홀어머니를 모셔야 해서 인력 사무실에 일 좀 달라고 계속 부탁을 해도 코로나19 때문이 일자리가 없다고, 같이 죽자는 대답만 돌아왔었다”면서 “밥퍼도 없어지면 이제 어떡하나”라로 한숨을 쉬었다.

매달 74만원의 기초생활수급비로 생활하는 전씨에게 ‘밥퍼’는 돈 걱정 없이 점심 한 끼를 해결할 수 있게 해주는 고마운 존재다. 전씨는 “밥퍼를 찾는 사람들은 10평짜리 쪽방에 사는 노인들이거나 그런 집마저 없는 노숙자들”이라며 “주민들의 통행에 방해가 안되도록 굴다리 벽에 붙어 줄을 서는데 자꾸 민원을 넣는다니 너무하다”고 토로했다.

코로나19로 전씨와 같은 실직자가 증가한 상황이 최 목사가 건축법 위반 혐의를 지게 된 배경이 됐다. 최 목사는 2009년 답십리굴다리 앞 시유지인 답십리동 553번지에 ‘밥퍼’ 가건물을 짓고 매일 오전 11시 굴다리에서 무료 급식 사업을 진행해왔다.

그런데 코로나19 이후 하루 500여명씩을 대상으로 한 무료급식 외에도 방역 지원 등 소외계층을 위해 해야 할 일이 늘었다. 최 목사는 지난해 노인들의 고독사 방지, 엘리베이터 설치 등을 위해 건물을 확장하는 재건축을 추진했다. 그렇지 않아도 무료급식 때문에 다른 지역 노숙자들까지 몰려오게 된다며 불편을 호소했던 인근 지역 주민들은 철거를 요청하는 탄원서를 관할 행정청에 접수했다.

민원이 늘자 동대문구청은 최 목사가 시유지에서 불법으로 증축을 하고 있다며 공사 중지 명령을 내렸다. 그러나 최 목사가 이에 응하지 않자 서울시를 통해 고발을 진행했다. 공사가 중단되자 최 목사는 지난 6일 9박10일간의 단식 농성을 하기도 했다.

앞서 구청은 지난해 5월부터 토지사용허가신청을 하라고 안내했는데, 최 목사 측은 신청서를 내지 않았다. 서울시는 17일 최 목사를 면담하고, 토지사용허가신청 안내를 다시 하는 등 다일공동체가 시설을 사용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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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은 안타까운 시선을 보내고 있다. 답십리굴다리 인근에서 1년째 근무해온 문모(70)씨는 “11시에 도시락 배부를 시작하는데, 오전 8시반부터 추위에 떨면서 기다리고 있다”며 “없는 사람들이 와서 받아가는 건데, 밥퍼가 사라지면 다들 어디로 갈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인근 주민인 박모(73)씨는 “갈 곳 없는 노인들이 많이 와서 급식을 받는다”며 “기초생활수급을 받는 노인들이 많은데 안타깝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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