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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창문 깨지고 난간 뒤틀려” 제주 발칵 뒤집은 지진…“여진 1년 이어질 수도”

[현장] “창문 깨지고 난간 뒤틀려” 제주 발칵 뒤집은 지진…“여진 1년 이어질 수도”

강주리 기자
강주리 기자
입력 2021-12-14 22:00
업데이트 2021-12-14 2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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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청, 규모 4.9 지진 브리핑

오후 9시까지 여진 9차례… 규모 1.5~1.7
한반도 역대 11번째 지진 규모…중대본 가동
“건물 무너지는 줄” 여진에 공포·불안 휩싸여
167건 전국 지진 감지…창문 깨지는 등 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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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 발생에 놀란 시민
지진 발생에 놀란 시민 제주 서귀포시 서남서쪽 41km 해역에서 규모 4.9의 지진이 발생한 14일 오후 서귀포시 대정읍 가파도의 한 식당에서 주방에 있던 주민이 흔들림이 감지되자 황급히 뛰어나오고 있다. CCTV 화면 아래에는 오후 5시 19분 23초라고 적혀 있다. 가파도는 이번 지진의 발생위치에서 가장 가까운 섬이다. 2021.12.14 연합뉴스
14일 오후 5시19분 제주 서귀포시 서남서쪽 41km 해역에서 규모4.9 지진이 발생했다. 2021.12.14  기상청홈페이지 캡쳐
14일 오후 5시19분 제주 서귀포시 서남서쪽 41km 해역에서 규모4.9 지진이 발생했다. 2021.12.14 기상청홈페이지 캡쳐
기상청이 14일 제주도 서귀포 서남서쪽 바다에서 발생한 규모 4.9 지진의 여진이 1년 정도 이어질 수 있다며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이번 지진은 큰 피해를 안겼던 4년 전 포항 지진 이후 가장 큰 규모로 역대 11번째로 큰 지진으로 판단됐다. 제주 전역은 강한 진동으로 인해 도민들과 관광객들이 일제히 건물 밖으로 뛰쳐나오는 등 불안에 휩싸였고 전국에서도 지진 감지 신고가 잇따랐다. 

“제주 화산 활동 관련성 단언 어려워”
기상청 유상진 지진화산정책과장은 이날 지진 관련 온라인 브리핑에서 “규모 4.9 정도의 지진이 발생한 이후에는 상당히 긴 기간 동안 여진이 계속해서 발생할 수 있다”면서 “수개월에서 1년 정도 이어질 수 있어 지속적인 감시·대응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 5시 19분 제주 서귀포시 서남서쪽 41㎞ 해역에서 규모 4.9의 지진이 발생했다. 지진 발생 깊이는 17㎞다. 

당초 기상청은 지진 규모가 5.3이라고 발표했지만 이후 4.9로 하향 조정했다. 지진 발생 위치도 서귀포시 서남서쪽 32㎞ 해역에서 41㎞ 해역으로 수정했다.

이날 오후 8시 30분까지 발생한 여진은 모두 9번으로, 규모는 1.5∼1.7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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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장감 도는 해수부 상황실
긴장감 도는 해수부 상황실 14일 오후 제주 서귀포시 서남서쪽 41km 해역에서 규모 4.9의 지진이 발생한 가운데 정부세종청사 해수부 상황실에서 관계자가 상황 파악에 분주하다. 2021.12.14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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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 발생에 건물 밖으로 나온 제주도교육청 공무원
지진 발생에 건물 밖으로 나온 제주도교육청 공무원 14일 오후 제주에 지진이 발생하자 제주도교육청 공무원들이 건물 밖으로 나와 있다. 2021.12.14 제주도교육청 제공
유 과장은 제주도 일대 화산 활동과 이번 지진의 관련성에 대해 “단언하기 어렵다”고 밝혔고, 일본 지진과의 연관성에 대해서는 “주변 지역의 지진 영향이 직간접적으로 있을 수 있지만, 추가적인 조사·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지진으로 인한 제주도의 계기진도는 5로 파악됐다. 계기진도 5에서는 거의 모든 사람이 진동을 느끼고 그릇·창문 등이 깨지기도 하며 불안정한 물체는 넘어진다.

이번 지진은 기상청이 지진을 관측하기 시작한 1978년 이래 역대 공동 11번째 규모다.

이번 지진은 한반도 주변 남해·서해에서 주로 발생하는 주향이동단층 운동으로 인해 발생한 것으로 분석됐다. 주향이동단층은 단층의 상반과 하반이 단층면을 따라 수평으로 이동하는 단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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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장감 도는 해수부 상황실
긴장감 도는 해수부 상황실 14일 오후 제주 서귀포시 서남서쪽 41km 해역에서 규모 4.9의 지진이 발생한 가운데 정부세종청사 해수부 상황실에서 관계자가 상황 파악에 분주하다. 2021.12.14 연합뉴스
“고층 건물 흔들릴 정도 큰 진동”
고흥서도 “3~4초간 멀미 날 정도”

이날 지진으로 제주도 전역에서는 고층 건물이 흔들릴 정도로 큰 진동이 감지됐으며, 제주 외에 전남, 경남, 광주, 전북 등 인근 지역에서도 진동을 느꼈다는 신고가 잇따랐다.

기상청은 긴급 재난안전 문자 등을 통해 “낙하물로부터 몸을 보호하고 진동이 멈춘 뒤 야외로 대피해달라”며 여진에 주의해달라고 당부했다.

제주의 한 도민은 “갑자기 흔들려서 깜짝 놀랐다”고 지진 상황을 전했다. 지진이 발생하자 수많은 도민들과 관광객들이 놀라 일제히 건물 밖으로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온라인커뮤니티 등에는 당시 지진을 느낀 국민들의 반응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기상청발 제주 규모 4.9 지진 발생 긴급 재난 문자 스마트폰 화면 캡처.
기상청발 제주 규모 4.9 지진 발생 긴급 재난 문자 스마트폰 화면 캡처.
지진으로 인해 쩍쩍 갈라지는 소리가 들리는 영상들과 벽장이 떨어지고 어항이 출렁이고 전등이 흔들리는 모습들도 담겼다.    

소방청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까지 집과 사무실 등이 흔들린다는 유감 신고(지진을 느꼈다는 신고)가 167건 접수됐다.

제주가 108건으로 가장 많았지만 전남 37건, 광주 24건에 이어 서울과 경기 북부에서도 지진을 느꼈다는 신고가 있었다. 신고 건수는 서울 2건, 경기 남부 4건, 경기북부 1건, 대전 6건, 부산 2건, 세종 3건 등이었다. 소방청은 “지진을 감지했다는 신고가 전국적으로 많았다”고 밝혔다.

전남의 경우 목포·여수·해남 순으로 신고 건수가 많았다. 전남 고흥군 도양읍 주민 조모(48)씨는 “휴대전화 경보가 울려 확인하는 순간 3∼4초가량 멀미가 날 정도로 크게 흔들렸다”면서 “다른 사무실 직원들도 뛰쳐 나와 건물이 무너지는 것 아니냐고 걱정했다”고 말했다.
규모 4.9 지진으로 인해 벽장이 떨어지면서 책상 유리가 박살한 제주의 한 가정 피해 모습. MBC 뉴스 화면 캡처
규모 4.9 지진으로 인해 벽장이 떨어지면서 책상 유리가 박살한 제주의 한 가정 피해 모습. MBC 뉴스 화면 캡처
제주도민들 사이에서는 “음식점 냉장고가 흔들렸다”, “펜스가 흔들려 덜컹댔다” 등의 증언이 이어졌다. 

실제 재산 피해 신고는 제주 지역에서 2건이 접수됐다. 베란다 타월 이격, 창문 깨짐 등 재산 피해 신고가 있었다. 제주에서는 책상 위의 벽장이 강한 진동에 떨어져 책상 유리가 박살나는 피해를 입기도 했다.  

기상청은 “진원의 깊이가 17㎞ 정도로 제주도민들이 큰 진동을 느꼈을 것”이라면서 “피해 여부 확인하고 있으며 지반이 연약한 곳은 피해를 입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제주도 관계자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서 “제주도 아파트 1건의 난간이 뒤틀렸다는 재산피해 발생 신고가 있었고 인명피해가 접수된 사례는 없었다”고 말했다. 행정안전부는 이날 지진 피해 상황 파악과 필요시 긴급조치 등을 하기 위해 중대본 1단계를 가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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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 지진 대처상황 점검하는 전해철 행안부 장관
서귀포 지진 대처상황 점검하는 전해철 행안부 장관 제주 서귀포시 서남서쪽 41km 해역에서 규모 4.9의 지진이 발생한 14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이 대처상황 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21.12.14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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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 인근 4.9 지진...대처상황 점검회의
서귀포 인근 4.9 지진...대처상황 점검회의 제주 서귀포시 서남서쪽 41km 해역에서 규모 4.9의 지진이 발생한 14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 주재로 대처상황 점검회의가 열리고 있다. 2021.12.14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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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지진 발생 ‘대피한 시민들’
제주 지진 발생 ‘대피한 시민들’ 제주 서귀포 서남서쪽 41㎞ 해역서 지진 규모 4.9의 지진이 발생한 14일 오후 제주 서귀포시 제주국제컨벤션센터 면세점에서 직원들과 관광객들이 밖으로 대피해있다. 2021.12.14 뉴스1
‘쿠쿵’ 소리와 3~4차례 크게 흔들려
“이런 진동 처음…아이들 울며 뛰쳐나와”

특히 지진 여파가 진앙 반대편인 제주시 고층 건물까지 전달되면서 주민들은 불안에 떨어야 했다.

제주도 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 현재까지 지진 관련 문의 전화 89여통이 접수됐다. 다행히 현재까지 사람이 다치거나 건물이 파손돼 출동한 건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진 발생 당시 제주도 전역에 있는 건물들이 갑자기 ‘쿠쿵’하는 소리와 함께 3∼4차례 크게 흔들렸다.

지진 당시 서귀포시 대정읍 모슬포에 있던 60대 여성 조모씨는 “의자에 앉아있었는데 의자가 덜덜 흔들리며 떨리고, 주변에 있던 펜스가 흔들려서 덜컹덜컹 소리가 날 정도였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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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4.9 지진 관련 기상청 브리핑
제주 4.9 지진 관련 기상청 브리핑 14일 오후 서울 동작구 기상청에서 제주 해역에서 규모 4.9의 지진 관련 브리핑이 진행되고 있다. 2021.12.14 연합뉴스
진앙 인근인 서귀포시 안덕면 대평리의 한 단층 단독주택에 거주하는 김태경(47)씨는 “8살과 11살짜리 아이는 처음 느껴보는 진동에 밖으로 울면서 뛰쳐나왔다”고 묘사했다.

서귀포시 동홍동의 한 건물에 있던 40대 남성 고영훈씨는 “8층 건물이 무너지는 줄 알았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지진은 서귀포시뿐 아니라 제주도 대부분 지역에서 감지됐다.

제주시 애월읍 고내리에서 식당을 운영 중인 홍화연(50)씨는 “식당 냉장고가 흔들릴 정도였다”면서 “냉장고가 쓰러질까 봐 노심초사했다”고 토로했다.

제주시 화북동의 한 아파트 7층에 거주 중인 황모(60·여)씨는 “누워있다가 갑자기 10초 이상 어지럽고 아파트가 통으로 흔들리는 느낌을 느꼈다”면서 “너무 놀라 벌떡 일어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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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지진에 놀라 대피한 시민들
제주 지진에 놀라 대피한 시민들 제주 서귀포 서남서쪽 41㎞ 해역에서 규모 4.9의 지진이 발생한 14일 오후 제주시 연동 제주웰컴센터 건물 앞에 시민들이 대피해 있다.독자 제공 2021.12.14
제주시 조천읍 선흘리의 한 단독주택에 사는 홍모(63)씨는 “순간적으로 집 창문이 덜덜덜 떨려 깨지는 줄 알았다”면서 “살면서 이렇게 땅이 흔들리는 느낌은 처음 느껴봤다”고 말했다.

제주도교육청 직원들은 지진이 감지되자 건물 밖 주차장으로 대피하는 등 제주지역 관공서 직원과 주민들이 건물 밖으로 나와 서성이며 불안해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도내 모든 학교 학생(기숙사 포함)과 교직원도 긴급 귀가 조처됐다.

제주공항에서는 활주로 점검차 제주 기점 출발·도착 항공편이 10여 분간 잠시 대기하기도 했다. 현재는 정상 운행되고 있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피해상황은 신속하게 점검하고 비상근무태세로 여진에 대비하라”고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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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에 건물 밖으로 나온 제주교육청 공무원들
지진에 건물 밖으로 나온 제주교육청 공무원들 14일 오후 제주 인근 해역에서 규모 4.9 지진이 발생한 뒤 제주도교육청 공무원들이 건물 밖으로 나와 있다. 2021.12.14 제주도교육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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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 발생에 놀란 시민
지진 발생에 놀란 시민 제주 서귀포시 서남서쪽 41km 해역에서 규모 4.9의 지진이 발생한 14일 오후 서귀포시 대정읍 가파도의 한 식당에서 주방에 있던 주민이 흔들림이 감지되자 황급히 뛰어나오고 있다. CCTV 화면 아래에는 오후 5시 19분 23초라고 적혀 있다. 가파도는 이번 지진의 발생위치에서 가장 가까운 섬이다. 2021.12.14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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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 발생에 건물 밖으로 나온 시민들
지진 발생에 건물 밖으로 나온 시민들 14일 오후 제주에 지진이 발생하자 제주웰컴센터에서 근무하는 시민들이 건물 밖으로 나와 있다. 2021.12.14 독자 제공. 연합뉴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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