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대 의심’ 홀트에 가족여행 영상 보내며 “잘 지내” 거짓말

‘학대 의심’ 홀트에 가족여행 영상 보내며 “잘 지내” 거짓말

손지민 기자
입력 2021-01-07 17:16
수정 2021-01-07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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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 한 달 전 태도 바꿔 “말 안들어” 항의
정인이 양모 “아파트 청약위한 입양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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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트아동복지회 특별감사를”
“홀트아동복지회 특별감사를” 국내입양인연대 등 시민단체가 7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인이 학대사망 사건’과 관련해 입양을 주관하고 사후관리를 소홀히 한 홀트아동복지회를 특별감사하라고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양부모의 학대로 태어난 지 16개월 만에 숨진 정인이의 양부모가 입양기관인 홀트아동복지회에 “아이는 잘 지낸다”는 취지로 여섯 차례 사진과 영상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학대 의심을 벗으려고 입양기관과 아동전문보호기관(아보전)에 거짓말을 일삼은 정황도 드러났다.

7일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확보한 홀트아동복지회 상담 및 가정방문 일지에 따르면 정인이를 입양한 양부 안모씨와 양모 장모씨 부부는 홀트 측에 지난해 5월 28일부터 9월 1일까지 총 여섯 차례 정인이의 근황이 담긴 사진과 영상을 보냈다. 반복적으로 학대를 의심받자 정인이가 입양가정에 적응하고 있는 모습을 꾸미려 한 것으로 보인다.

일지에 따르면 최초로 학대 의심 신고가 접수된 지 사흘 후인 지난해 5월 28일 양부모는 홀트의 요청으로 정인이 사진을 보냈다. 7월 2일에도 정인이의 일상사진을 보냈다. 정인이 쇄골에 금이 가고 멍이 든 것에 대해 장씨가 “엎드려 자면서 돌아다녀 부딪힌 것”이라고 둘러댄 날이다. 장씨 부부는 같은 달 6일과 13~14일에 정인이가 언니와 노는 동영상을, 8월 21일에는 휴가 사진과 영상을, 정인이가 숨지기 한 달 반 전인 9월 1일에는 제주도 여행 영상을 홀트에 보냈다.

부부의 태도는 지난해 9월 18일 돌변했다. 이날 감정이 격앙된 장씨는 홀트에 전화를 걸어 “아무리 불쌍하게 생각하려 해도 불쌍한 생각이 들지 않는다. 화를 내며 음식을 씹으라 소리쳐도 말을 듣지 않는다”고 소리치며 항의했다.

일지에는 양부모의 거짓말도 기록돼 있었다. 지난해 9월 3일 강서아보전이 안씨에게 정인이와 달리 첫째 딸은 어린이집에 등원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 묻자 아버지 안씨는 “첫째 딸은 등원은 하지만 점심 먹고 평소보다 일찍 집에 온다”고 답했다. 그러나 첫째 딸은 평소처럼 오후 늦게 하원한 것으로 확인됐다.

양모 장씨는 이날 변호인을 통해 정인이에 대한 사과와 함께 범행을 반성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장씨는 아파트 청약을 받으려고 입양을 결정했다는 의혹을 부인하면서 “남편과 오래전부터 입양을 계획했다는 증거가 있다”고 주장했다.



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2021-01-08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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