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관합동조사단 꾸린다는 서울시… 못 미더운 세 가지 이유

민관합동조사단 꾸린다는 서울시… 못 미더운 세 가지 이유

김동현 기자
입력 2020-07-15 20:58
수정 2020-07-16 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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前정무라인 강제 조사 가능한가
조사대상 市가 위원 뽑을 수 있나
피해여성 방조·정보 유출 함구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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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입장 발표
서울시 입장 발표 황인식 서울시 대변인이 15일 서울시청에서 ‘직원 인권침해 진상 규명에 대한 서울시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의혹에 침묵으로 일관하던 서울시는 이날 외부 인사가 참여하는 방식의 민관합동조사단 구성 계획을 밝혔다.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서울시가 박원순 전 시장의 성추행 의혹을 조사하기 위한 민관합동조사단을 출범시키기로 했지만 벌써 조사에 대한 회의론이 나오고 있다. 조사단이 강제조사를 할 수 없고, 조사단 구성도 서울시가 주도하기 때문이다. 특히 서울시가 조사단 출범을 알리며 발표한 ‘직원 인권침해 진상 규명에 대한 서울시 입장’에 그동안 제기됐던 의혹에 대한 해명이 하나도 포함되지 않는 등 태도 변화가 없다는 점도 회의론이 나오는 이유다. 전문가들은 서울시가 조사단 구성 방식과 일정 등도 정하지 않고 면피성 대책을 내놨다고 비판한다.

15일 서울시가 구성하겠다고 밝힌 민관합동조사단에는 여성단체, 인권 전문가, 법률 전문가 등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게 된다. 다만 구성과 운영 방식, 일정 등은 여성단체 등과 협의해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조사단 구성 등의 실무는 지난 3월 임명된 송다영 여성정책실장이 맡게 된다. 서울시 관계자는 “조사단의 출범 시기를 확정하지 못했지만 상황이 상황인 만큼 최대한 빨리 조사단을 꾸릴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서울시의 조사가 성과물 없이 면피성으로 끝날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본다. 먼저 조사단이 경찰이나 검찰처럼 수사권을 갖지 않아 조사 대상이 거부할 경우 강제조사가 불가능하고 조사 대상이 광범위하기 때문이다. 현재 박 전 시장으로부터 성추행 피해를 입은 직원이 도움을 요청했을 때 이를 묵살한 것으로 알려진 대상이 비서실의 고위직인데, 박 전 시장은 지난 4월 정무라인을 대거 교체했다. 여기에 박 전 시장의 성추행 의혹뿐만 아니라 이를 은폐하려 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된 만큼 조사 대상도 지난 4년간 비서실과 정무라인에 근무했던 이들로 넓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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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희롱 예방교육 참석했던 朴시장
성희롱 예방교육 참석했던 朴시장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2012년 서울시청 서소문청사에서 4급 이상 간부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성희롱 예방교육’에 참석해 상황극을 보고 있다. 인권변호사 활동 당시 ‘서울대 우조교 성희롱 사건’ 등 성폭력 관련 사건을 변호했던 박 전 시장은 아이러니하게도 자신의 비서를 성추행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서울신문 DB
법조계 관계자는 “성추행이 있었는지에 대한 조사를 하는 것은 비교적 간단할 수 있겠지만, 박 전 시장을 둘러싼 이들의 은폐 의혹까지 조사하려면 결국 과거 정무라인과 비서실 근무 인원들을 모두 불러 조사해야 한다”며 “대면 조사나 통신 내역 확인, 휴대전화와 컴퓨터에 대한 조사가 이뤄져야 진실 규명이 되기 때문에 결국 경찰이나 검찰의 수사가 필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사단의 객관성과 공정성 확보도 넘어야 할 산이다. 서울시는 공정성 확보를 위해 여성단체와 인권 전문가 등 외부 인사를 중심으로 조사단을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조사 대상이 되는 서울시가 참여 인사를 선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공정성 논란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배복주 전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 대표는 “조사단의 구성 자체를 외부 기관인 감사권을 가진 행정안전부나 국가인권위원회가 하는 게 맞다”며 “서울시의 대처를 보면 아직 자신들이 조사 대상이라는 점을 모르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조사단이 내놓은 결과물 처리를 어떻게 할 것인가도 과제다.

또 서울시가 박 전 시장 성추행 의혹 사건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날 서울시는 이번 사태와 관련한 입장을 발표하면서 그동안 제기됐던 피해 여성에 대한 방조와 박 전 시장 성추행 의혹 조사에 대한 정보 유출에 관해서는 함구하는 모습을 보였다. 박 전 시장으로부터 성추행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직원에 대해 “서울시에 공식적으로 말한 게 없다”며 ‘피해 호소 직원’이라고 표현한 것도 문제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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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2020-07-16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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