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기업 문서에 적힌 ‘도주’ ‘납치’ 등 표현이 조선인 강제동원 증거”

“일제 기업 문서에 적힌 ‘도주’ ‘납치’ 등 표현이 조선인 강제동원 증거”

오세진 기자
입력 2020-05-21 18:02
수정 2020-05-22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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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우 주장 일축한 정혜경 박사

정혜경 박사가 21일 서울 중구 서울시NPO지원센터에서 ‘그들이 부정하는 역사 : 조선인 강제동원’이라는 제목의 강연을 하고 있다.
정혜경 박사가 21일 서울 중구 서울시NPO지원센터에서 ‘그들이 부정하는 역사 : 조선인 강제동원’이라는 제목의 강연을 하고 있다.
정의기억연대의 부실 회계 의혹과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당선자의 기부금 횡령 의혹이 불거지면서 과거 일본군의 반인도적 전쟁범죄를 부정하는 극우 세력의 주장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이에 대해 일제강점기 역사 전공자인 정혜경 박사는 “피해자의 아픔에 공감하지 못하고 사실을 외면하는 불성실한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일제강제동원 평화연구회’ 대표연구위원인 정 박사는 21일 서울 중구 서울시NPO지원센터에서 ‘그들이 부정하는 역사’라는 제목의 강연을 진행했다. 강제 동원 피해자 3000여명을 연구한 정 박사는 이영훈 전 서울대 교수, 김낙년 동국대 교수 등이 책 ‘반일 종족주의’, ‘반일 종족주의와의 투쟁’에서 주장한 내용을 일본 정부와 일본 기업 자료를 근거로 조목조목 비판했다.

먼저 ‘노무 동원은 자발적이었지 강제가 아니었다’는 주장에 대해 정 박사는 “일본 미쓰비시광업이 니가타현에서 운영한 사도광업소의 ‘조선인 광부 현황’(1943년 6월 기준)을 보면 ‘도주’(달아남) 항목이 나온다”면서 “‘퇴사’ 대신 ‘도주’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노무에 동원된 조선인들은 2년 후 고향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자발적이었다면 이런 일이 있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강제 동원 방법 중 하나인) 강제 연행은 명백한 역사 왜곡’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는 일본 내무성 관리국의 1944년 7월 출장복명서를 인용하면서 ‘출동은 납치와 같은 상태. 사전에 동원 사실을 알리면 모두 도망쳐 버리기 때문’이라고 적힌 대목이 있었다고 반박했다. 정 박사는 “조선총독부 전직 재무국장은 ‘트럭을 몰고 순사를 동반해 시골에서 잡아채 오는 일’이라고 증언한 적이 있다”고 비판했다.

정 박사는 “30년 가까이 ‘수요집회’가 열리며 우리가 ‘위안부’ 문제 해결을 외치는 동안 정부와 학계에서 ‘위안부’ 피해 문제의 진상을 규명하려는 노력은 없었다. 이것은 사회 전체의 책임”이라면서 “고령의 피해자가 대신 정부가 진상 규명과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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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사진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2020-05-22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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