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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원 마스크’ 앞 끝없는 행렬
정부가 우체국, 농협 등 공적판매처를 통해 588만장의 마스크 물량을 푼 2일 전국 곳곳은 몸살을 앓았다. 사진은 충북 청주시 상당구 용암동 농협 하나로마트 앞에서 마스크를 사려는 시민들이 끝이 보이지 않는 행렬을 이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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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부족해 1인당 5개씩 선착순 판매
약국선 5분 만에 동나기도… 연일 ‘허탕’
“판매 마감” 안내에도 주민 행렬 이어져
2일 오전 10시 30분 경기 남양주시 진접우체국. 주민 130여명이 우체국 밖에 길게 줄을 섰다. 새벽부터 마스크를 사러 나온 사람들이다. 하지만 준비된 마스크는 400개(1인당 5개)뿐. 선착순으로 80명에게만 마스크를 살 기회가 주어졌다. 우체국 직원이 “오늘 판매는 마감됐다”고 안내했지만 주민들의 줄은 계속 이어졌다. 우체국은 오전 11시에 먼저 온 80명에게 번호표를 배부했다. 결국 번호표를 못 받은 고모(61)씨는 “새벽에 일어나 오전 8시 30분부터 기다렸는데 마스크를 못 산다니···”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연합뉴스

번호표 못 받은 주민들 항의에 경찰 출동까지
정부가 우체국, 농협 등 공적판매처를 통해 588만장의 마스크 물량을 푼 2일 전국 곳곳은 몸살을 앓았다. 사진은 경기 남양주시 퇴계원우체국에서 준비한 물량이 떨어지자 기다리던 일부 시민이 거칠게 항의해 경찰이 출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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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오전 6시 30분 진접우체국에 도착해 1번 번호표를 받은 박권옥(62)씨는 “꼭두새벽부터 4시간 동안 밥도 못 먹고 추위에 벌벌 떨었다”고 말했다. 우체국 직원은 “일찍 번호표를 받은 사람들이 다른 곳에 있다가 오면 새로 줄을 선 사람들과 다툼이 생기기 때문에 미리 번호표를 배부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파주시 문산우체국도 사정은 같았다. 오전 10시 50분쯤에야 선착순으로 온 주민 80명에게 번호표를 배부했다. 지팡이를 짚은 김모(85) 할머니가 이날 오전 6시 문산우체국에 가장 먼저 도착했다. 김씨는 “새벽 4시에 일어나 집을 나섰다. 4년 전 허리 수술을 하고 병원 치료를 받고 있는데 오래 기다릴 각오를 하고 미리 진통제를 먹고 나왔다”고 말했다. 김씨는 오른손에 1번 번호표와 1000원짜리 지폐 5장을 꼭 쥐고 있었다. 72번째로 마스크를 구입한 환경미화원 인태근(68)씨는 “마스크를 사려고 오늘 연차까지 냈다”고 귀띔했다.

오장환 기자 5zzang@seoul.co.kr

정부가 우체국, 농협 등 공적판매처를 통해 588만장의 마스크 물량을 푼 2일 전국 곳곳은 몸살을 앓았다. 사진은 경기 파주시 봉일천우체국에서 한 시민이 공적 마스크 구매 번호표와 현금 5000원을 쥐고 있다.
오장환 기자 5zz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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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우체국, 농협 등 공적판매처를 통해 588만장의 마스크 물량을 푼 2일 전국 곳곳은 몸살을 앓았다. 사진은 서울 서대문구 창천동의 한 약국에 마스크가 매진됐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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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역시 마스크 구하기는 하늘의 별 따기다. 이날 오전 종로구 종로5가 일대 약국 15곳을 다녔지만 단 2곳에서만 마스크를 살 수 있었다. 여전히 물량이 부족해 정부 물량이 들어온 약국도 5분 만에 마스크가 동났기 때문이다. 한 약사는 “오늘 마스크가 50장밖에 안 들어왔다. 자칫 싸움이 날까 봐 이름과 연락처를 적은 뒤 1인당 최대 2장(3000원)만 팔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내 하나로마트에서도 턱없이 부족한 마스크 판매량에 고객들의 항의가 이어졌다. 서울 용산구의 한 하나로마트 관계자는 “전날 7000여개가 들어왔는데 오늘은 1100개로 공급량이 확 줄었다”면서 “오후 2시에 판매를 시작하는데 마트 개장 시간(오전 10시 30분) 전부터 300명이 몰려 번호표 배부는 진작 끝났다”고 말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2020-03-03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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