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원 대신 욕설·성희롱 난무한 전국체전

응원 대신 욕설·성희롱 난무한 전국체전

기민도 기자
입력 2019-10-28 23:56
수정 2019-10-29 0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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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위, 학생선수 인권 모니터 조사 발표

선수 불러 폭언하거나 신체 주무르기도
코치外 심판·관중도 인권침해 발언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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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0회 전국체전을 이틀 앞둔 지난 2일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올림픽주경기장에서 열린 모의 개막식. 서울시 제공
제100회 전국체전을 이틀 앞둔 지난 2일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올림픽주경기장에서 열린 모의 개막식.
서울시 제공
“저게 감독이냐. 욕하지 마라. 도대체 뭘 배우겠냐.”

올해 100회째를 맞은 전국체육대회(전국체전)에서 한 구기 종목의 남자 지도자가 여자 고등학교 선수에게 “야, 이 XX야 미쳤어. 죽을래. 그따위로 할 거야”라고 폭언을 하자 관중들이 항의하며 한 말이다.

투기 종목의 한 지도자는 학생 선수들이 전체 집합한 상황에서 “XX 놈들 XX들인가. 나가 뒤져야 된다”고 소리치기도 했다. 한 남자 코치는 작전 타임 때 여자 선수의 목덜미를 주무르고 만졌다.

학생 선수들에 대한 언어·신체·성폭력 등 인권침해 실상이 이번 전국체전에서도 고스란히 확인됐다. 국가인권위 스포츠인권 특별조사단은 지난 3~10일 전국체전 주요 종목의 학생 선수를 중심으로 인권상황 모니터링을 실시해 과열 경쟁과 권위주의적 문화로 인한 인권침해를 확인했다고 28일 밝혔다.

코치나 지도자가 학생 선수들에게 가하는 인권침해뿐만 아니라 심판과 관중들의 인권침해도 목격됐다. 한 종목에서 심판이 경기장 안내 여성 직원에게 “야 딱 내가 좋아하는 몸매야. 저런 스타일은 내가 들고 업을 수 있지”라고 발언했다. 일부 여성 선수나 자원봉사자들이 단상에 마련된 좌석의 종목단체 임원 등에게 다과 수발을 하는 성차별적인 의전 장면도 쉽게 볼 수 있었다. 일부 관중은 지역감정에 기반한 비난을 하는 모습, 남자 관중이 일반부 여자선수에게 “몸매가 적나라하게 드러나네. 좀더 벗으면 좋으련만”이라고 말하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선수들을 위한 시설이나 대우도 열악했다. 선수들은 경기가 끝나고도 제대로 휴식을 취하지 못하고 땀을 흘린 채 종목단체 임원 등 고위직들의 훈화를 들어야 했다. 또 대부분의 경기장에서 탈의실과 대기실, 훈련실이 제대로 운영되지 않았다. 관중석이나 복도에 간이 매트를 깔고 그 위에서 쉬거나 몸을 푸는 경우도 있었다.

인권위는 “스포츠 경기에서 인권침해와 권위주의적 문화가 근절될 수 있도록 모니터링을 지속하고 대한체육회 등 각 이해당사자들에게 인권 가이드라인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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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2019-10-29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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