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나눔] 야구장 플라스틱 응원봉, 문화일까 낭비일까

[생각나눔] 야구장 플라스틱 응원봉, 문화일까 낭비일까

김지예 기자
김지예 기자
입력 2019-10-24 23:46
수정 2019-10-25 2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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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 위한 필수품” vs “대체품 고민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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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3일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2차전이 열린 서울 잠실야구장 내 쓰레기통 주변에 응원도구와 일회용품, 음식물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지난 23일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2차전이 열린 서울 잠실야구장 내 쓰레기통 주변에 응원도구와 일회용품, 음식물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구장 내 쓰레기 뒤섞여... 분리수거 안 돼
올 시즌 구장 한 곳 당 2만여장 판매 추정
새달까지 의견 받은 뒤 금지 여부 논의


지난 23일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2차전이 열린 서울 잠실야구장. 관중석을 가득 메운 야구팬들은 양손에 막대풍선 형태의 응원봉과 풍선을 들고 경기를 즐겼다. 경기가 무르익을수록 응원봉을 부딪쳐 내는 소리도 함께 커졌다. 경기가 끝나자 팬들은 응원도구를 쓰레기통에 버리고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야구장 응원의 필수품인 응원도구가 찬반 논란에 휩싸였다. 플라스틱 소비를 줄이자는 사회적 논의가 활발한데 플라스틱 재질의 일회용 응원도구를 꼭 써야 하냐는 문제 제기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최근 서울 고척스카이돔을 운영하는 서울시설공단은 고척돔 내 응원봉 사용 금지에 대한 찬반투표를 시작했다. 공단은 다음달 20일까지 시민 의견을 받은 뒤 응원봉을 계속 사용할지 논의한다.

이날 경기장을 찾은 관중들은 응원봉을 필수품으로 생각했다. 최근 일부 응원봉에서 어린이에게 유해한 물질이 검출됐다는 소식이 전해졌지만 대부분의 관중들은 양손에 응원봉을 들었다.

이들은 응원봉 규제 논의에 대해서는 “응원의 재미가 떨어질 것”이라는 의견과 “플라스틱 낭비이므로 규제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으로 갈렸다. 김모(40)씨는 “즐겁게 응원을 하기 위한 도구인데 왜 없애려고 하는지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최현영(20)씨도 “응원봉 사용은 개인의 선택에 맡겨야 한다”고 했다. 반면 양모(49)씨는 “응원 필수품으로 사긴 하지만 플라스틱이니 안 쓰는 게 좋을 것 같다. 없앤다고 해도 찬성”이라고 했다. 응원봉 외에도 접이식 부채, 고무풍선 등 야구장 응원 도구 대부분이 플라스틱 소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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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잠실야구장 내 쓰레기통 주변에 응원봉 등 쓰레기가 뒤섞인 모습.
23일 잠실야구장 내 쓰레기통 주변에 응원봉 등 쓰레기가 뒤섞인 모습.
각 구단과 서울시설공단에 따르면 올 정규시즌에 각 구장에서 판매된 응원봉은 8000~2만 2000여개로, 구장 1곳당 평균 2만여개가 팔린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대부분 1~2번 사용 후 버려지고 사용 후 분리수거도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 이날 잠실구장에서도 각종 응원도구들이 음식을 담는 일회용품과 플라스틱 컵, 종이컵과 뒤섞여 버려졌다. 경기가 끝난 뒤 구장 노동자 30명이 쓰레기를 분리했지만 응원도구까지 일일이 분류하기는 역부족이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대체품을 고민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야구팬 안지원(38)씨는 “응원이 재미있어 야구장을 찾는데 도구가 없으면 허전할 것”이라며 “조금 더 오래 쓸 수 있는 도구를 만들어 낭비를 줄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 구단 관계자는 “응원봉은 미국이나 일본에는 없는 한국만의 독특한 문화”라며 “응원봉이 금지된다면 머플러나 깃발 등 다른 대체품을 고민해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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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사진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2019-10-25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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