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성 보여주는 게 국회의 역할…자녀와 함께 출석 환영할 만한 일”

“다양성 보여주는 게 국회의 역할…자녀와 함께 출석 환영할 만한 일”

기민도 기자
입력 2019-04-08 23:46
수정 2019-04-09 0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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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버 말라드 뉴질랜드 국회의장

‘유급 육아휴직 26주’ 법안 통과된 날
동료 의원의 아기 안고 사회 봐 화제
“포용 가치 실현하는 50년 넘는 전통”
신보라 의원 아이 동반 불허와 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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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에서 의원들이 아이를 국회에 데려오는 전통은 벌써 50년이 넘었습니다.”

트레버 말라드(65) 뉴질랜드 국회의장은 8일 서울신문과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의회 본회의장에 아이를 데려오는 것은 정말 환영할 만한 일”이라고 말했다. 노동당 소속인 그는 2017년 11월 뉴질랜드 수도 웰링턴 의사당 본회의장에서 동료 의원의 생후 3개월 된 딸 ‘헤니’를 안고 의장석에 앉아 회의를 진행해 국제적으로 주목받았다. 최근 문희상 국회의장이 신보라 자유한국당 의원의 아이 동반 본회의 출석을 불허한 것과 비교되는 지점이다.

말라드 의장은 헤니를 안고 회의를 진행했던 것에 대해 “‘가족친화적인 의회’가 뉴질랜드 사회의 다양성을 더 잘 반영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국민의 대표이기 때문에 의회에 다양성을 반영하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며 “다양성은 새로 부모가 되는 등 삶의 모든 단계에 있는 사람들을 포함하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그래서인지 뉴질랜드 의사당에는 아이와 가족을 위한 공간이 많다고 한다. 어린 자녀를 둔 의원들이 이용할 수 있는 패밀리룸, 아이들을 위한 실내 정원이 마련돼 있고, 현재 의회 앞 잔디밭에 어린이 놀이터를 만들려고 하고 있다.

우리 국회에서 신보라 의원의 경우 아이와 함께 본회의에 나와 부모 동시 육아휴직 허용,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확대 등의 법안을 설명하려 했으나 “아이를 이용해 ‘쇼’를 하려 한다”는 거센 비판을 받았다. 말라드 의장은 “내 경우엔 의회 안팎으로 그 어떤 비난도 받지 않았다”며 “의회를 가족친화적으로 만들기 위한 움직임은 대부분 환영받아온 것 같다”고 했다.

그가 안고 있었던 아이는 같은 당 초선인 윌로 젠헤니 의원의 딸이었다. 말라드 의장은 “젠헤니 의원과 당선 전에 이미 약속했던 일”이라고 당시를 돌이켰다. 마침 유급 육아휴직 법안을 토론하던 날이었다. 당시 국회를 통과한 법안 덕택에 뉴질랜드 부모들은 2020년 7월부터 26주간의 유급 육아휴직을 할 수 있게 됐다. 말라드 의장은 “어린 자녀를 둔 워킹맘들과 아빠들이 더 쉽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며 “결코 쉬운 일은 아니지만 꼭 그렇게 하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한국에서의 상황을 놓고 그는 말을 아꼈다 “다른 나라 국회가 어떻게 운영되어야 한다거나 다른 나라의 사회 문제에 대해 논평하는 것은 내가 할 일이 아니다”는 것이다. 다만 그는 “젊은 여성을 포함해 더 많은 여성들이 뉴질랜드 국회에 참여하는 것은 의회의 대표성을 높이는 등 매우 좋은 일”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어 “이는 다양성과 포용이라는 뉴질랜드의 핵심 가치를 반영하는 데 도움이 되는 일이며 특히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 그런 가치가 중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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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2019-04-09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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