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창문미투’ 용화여고 징계 없던 일로…스쿨미투 10개월 만에 ‘원점’

[단독]‘창문미투’ 용화여고 징계 없던 일로…스쿨미투 10개월 만에 ‘원점’

기민도 기자
입력 2019-01-25 15:38
수정 2019-01-27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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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소청위, “의혹 교사 방어권 침해 당했다”
파면·해임 등 중징게 교원 81%, 소청으로 ‘기사회생’
학교 측, 재징계 절차 돌입
용화여고의 ‘스쿨 미투’
용화여고의 ‘스쿨 미투’ 서울 용화여고 학생들이 포스트잇을 이어붙여 만든 미투 메시지가 학교 창문에 붙어있다.
2018. 4. 8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용화여고 졸업생과 재학생의 ‘미투’(성폭력 피해 사실을 공개적으로 알리는 것) 고발로 파면 징계 받았던 A교사가 파면 취소 처분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물론 재징계할 수 있지만 파면보다 낮은 수위의 징계가 결정되면 A교사는 퇴직금과 연금을 받을 수 있게 된다. 학생들이 교실 창문에 포스트잇으로 ‘미투’ 메시지를 붙여 교사들의 교내 성폭력을 알린 용화여고 사건은 ‘스쿨미투’의 시작이자 상징으로 여겨졌다.

25일 서울교육청에 따르면 교육부의 교원소청위원회는 지난해 말 절차상 하자를 이유로 A씨의 파면 징계 처분을 취소했다. 앞서 그는 지난해 9월 “징계가 부당하다”며 징계취소 심사를 청구했다. 교육청 관계자는 “(성폭력과 관련된) 구체적 내용이 소명되지 않아 A교사의 방어권을 침해할 수 있다는 이유로 징계 처분이 취소됐다”고 설명했다. 피해자가 어떤 장소에서 며칠에 피해를 입었다는 식의 구체적 내용이 미흡해 A교사의 방어권을 침해했다는 것이다. 강제추행 혐의를 받던 A교사는 지난해 12월 검찰에서 증거가 충분하지 않다는 이유로 불기소 처분받기도 했다.

학교로부터 중징계당한 교원이 소청을 통해 ‘기사회생’하는 일은 빈번하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경미 의원이 교원소청위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4년 1월 1일부터 2018년 6월 30일까지 4년 6개월간 파면 또는 해임 처분을 받은 교원 66명 중 54명(81%)이 소청심사 이후 징계가 감경돼 교단 복귀에 성공했다. 징계는 파면, 해임, 정직이 중징계, 감봉과 견책은 경징계로 분류된다.
지난해 5월 3일 서울 도봉구 서울시북부교육지원청 앞에서 열린 ‘노원 스쿨미투를 지지하는 시민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지원청 벽에 스쿨 미투를 지지하는 메시지를 적은 메모를 붙이고 있다. 2018. 5. 3.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지난해 5월 3일 서울 도봉구 서울시북부교육지원청 앞에서 열린 ‘노원 스쿨미투를 지지하는 시민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지원청 벽에 스쿨 미투를 지지하는 메시지를 적은 메모를 붙이고 있다. 2018. 5. 3.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용화여고는 파면 징계가 취소된 후 복직한 A교사를 직위해제하고 구체적인 자료를 보완해 재징계 절차를 밟고 있다. A교사의 징계 취소 사유는 ‘징계 수위에 대한 하자’가 아니라 ‘절차상 하자’이기 때문에 재징계 과정에서 다시 파면 징계를 받을 수도 있다.

용화여고는 지난해 8월 교원징계위원회를 열어 학생 대상 성폭력에 연루된 혐의를 받는 교사 18명을 징계했다. 징계 수준은 파면과 해임 각각 1명, 기간제교사 계약해지 1명, 정직 3명, 견책 5명, 경고 9명(정직과 중복해 받은 2명 포함) 등이다. 이는 서울교육청이 지난해 4월 11~23일까지 13일간 교내 학생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와 관계자 조사 등을 통해 감사를 실시한 뒤 그 결과를 학교법인인 용화학원에 통보한 것을 그대로 반영한 것이었다.

‘용화여고 미투’는 지난 3월 용화여고 졸업생 10여명이 ‘용화여고 성폭력 뿌리뽑기위원회’를 결성한 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설문조사를 실시해 그 결과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리면서 시작됐다. 이에 자극을 받은 고3 재학생들이 교실 창문에 포스트잇으로 ‘#ME TOO’, ‘#WITH YOU’ 등의 메시지를 전달하면서 언론에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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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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