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리 유치원에 분노한 부모들 “책임자 처벌하고 국공립 유치원 확충하라”

비리 유치원에 분노한 부모들 “책임자 처벌하고 국공립 유치원 확충하라”

오세진 기자
입력 2018-10-20 14:02
수정 2018-10-20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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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하는 엄마들’ 서울 시청역 앞에서 집회

비영리단체 ‘정치하는 엄마들’ 주최로 20일 시청역 앞에서 열린 집회에서 시민들이 비리 유치원 엄중 처벌과 국가회계시스템을 사립유치원에 도입할 것 등을 촉구하고 있다. 뉴스1
비영리단체 ‘정치하는 엄마들’ 주최로 20일 시청역 앞에서 열린 집회에서 시민들이 비리 유치원 엄중 처벌과 국가회계시스템을 사립유치원에 도입할 것 등을 촉구하고 있다. 뉴스1
약 1년 전부터 ‘비리 유치원’ 실명을 공개해야 한다면서 정부와 시도교육청을 상대로 정보공개 청구를 하고, 현재 행정소송도 진행 중인 시민단체 ‘정치하는 엄마들’이 20일 집회를 열어 비리가 적발된 유치원, 그리고 이를 방관한 교육당국의 책임자를 처벌할 것을 강조했다.

또 사립유치원의 회계 비리를 막기 위해 사립유치원에도 정부가 만든 회계시스템(‘에듀파인’)을 도입할 것을 촉구했다.

‘정치하는 엄마들’은 이날 서울 중구 시청역 앞에서 ‘유아교육·보육 정상화를 위한 모두의 집회’라는 이름으로 집회를 열었다. 집회에는 대부분 유치원생 자녀를 둔 30∼40대 여성들이 참여했다. 집회에 참여한 시민들은 페미니즘 운동을 상징하는 보라색 옷을 입었고, 아이들은 보라색 풍선을 손에 쥐었다.

지난 11일 MBC 보도를 통해 비리를 저지른 전국 일부 유치원(대부분 사립유치원)의 실명이 공개된 뒤로 비리 유치원을 엄중 처벌해야 한다는 여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하지만 그에 앞서 ‘정치하는 엄마들’이 비리 유치원·어린이집 명단 실명 공개를 위한 노력을 약 1년 전부터 기울여왔다.

‘정치하는 엄마들’은 비리 유치원·어린이집 명단 공개를 거부한 국무조정실과 인천교육청을 상대로 지난 5월부터 행정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전국 시도교육청을 상대로 정보공개 청구도 했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지난 11일 국회 교육위원회 교육부 국정감사에서 “(비리 유치원) 실명 공개와 관련해 시민사회와 학부모들의 요구가 있었다”고 밝힌 바 있다.

‘정치하는 엄마들’의 장하나 공동대표는 이날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는 억울하다고 하는데, 끝까지 발악한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나쁜 유치원이 극소수라면 그런 유치원을 한유총에서 제명하면 되는 일 아니냐”고 지적했다.

앞서 한유총은 비리 유치원 사태가 커지자 지난 16일 기자회견을 열고 공개 사과했다. 하지만 사과 직후 바로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유치원 감사 결과를 실명으로 공개한 MBC를 상대로 시도교육청 감사 결과 공개 금지 가처분신청을 낸 것이다.

비판 여론이 들끓자 교육부도 지난 1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시·도 부교육감 긴급회의를 열고 최근 5년 간 유치원 감사 결과는 물론 각 유치원이 위반 사실을 어떻게 고쳤는지를 모두 공개하기로 했다. 늦어도 오는 25일까지 모든 시도교육청이 2013~2017년 유치원 감사 결과와 각 유치원의 시정 여부 등을 교육청 홈페이지에 공개하게 된다. 적발 유치원의 실명도 공개한다.
비영리단체 ‘정치하는 엄마들’ 주최로 20일 시청역 앞에서 열린 집회에서 시민들이 비리 유치원 엄중 처벌과 국가회계시스템을 사립유치원에 도입할 것 등을 촉구하고 있다. 뉴스1
비영리단체 ‘정치하는 엄마들’ 주최로 20일 시청역 앞에서 열린 집회에서 시민들이 비리 유치원 엄중 처벌과 국가회계시스템을 사립유치원에 도입할 것 등을 촉구하고 있다. 뉴스1
이와 함께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오는 21일 당정 비공개 협의회를 열고 사립 유치원 비리 근절을 위한 종합대책을 논의하기로 했다.

그러나 장 공동대표는 “교육당국이 다음 주에 대책을 낸다는데 학부모나 교사 목소리는 듣지 않아서 믿음이 가지 않는다. 뒤에서 한유총과 모의하고 있을지 모른다”면서 “다음 주에 교육부를 상대로 비리 유치원 공개가 왜 늦어졌는지 따질 것이고, 감사원·국민권익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해 공무원 중 책임자 처벌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정치하는 엄마들’ 회원들도 목소리를 냈다. 인천교육청을 상대로 행정소송을 벌인 김신애씨는 “(유치원 비리의) 근본적인 원인은 정부에 있다”면서 “유아교육은 비즈니스가 아니라 공공성이 확보돼야 하는 교육의 영역”이라고 강조했다.

진유경씨는 “한유총은 지난해 법정지원금을 올려줄 것과 국·공립 유치원 확충하는 국정과제를 중단할 것, 설립자가 재무회계 규칙을 제정하도록 할 것 등을 요구하며 집단휴업을 예고한 바 있다”면서 “1년이 지난 지금 보니 원장들이 (교비로) 명품백 사고, 김치냉장고 사고 그랬다”고 비판했다.

이날 집회에서는 국공립 유치원, 특히 단설 유치원 확대를 바라는 목소리도 터져 나왔다. 지난해 교육통계연보에 따르면 국립유치원은 3곳, 공립유치원은 4744곳, 사설유치원은 4282곳이다. 유치원 숫자만 놓고 보면 큰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사립유치원 원아 수(52만 2110명)가 국공립유치원 원아 수(17만 2971명)의 약 3배에 달한다. 또 공립유치원 중 약 93%가 단설 유치원(351개)이 아닌 학교 유휴교실 등에서 운영하는 병설 유치원(4393개)이다. 이 때문에 공간 부족 문제가 끊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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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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