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으로 귀순한 북한 군인을 살려낸 이국종 아주대병원 교수가 7일 국회를 찾았다. 이 교수는 국회의원들에게 “피눈물이 난다”면서 국내 권역외상센터 체계의 개선 필요성을 거듭 호소했다.
이 교수는 이날 나경원 자유한국당 의원 주최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포용과 도전’(포도모임) 조찬 행사에 참석했다.
이 교수는 이날 의원들 앞에서 국내 권역외상센터를 근본적으로 개선하려면 일회성 예산 증액에 그칠 것이 아니라, 권역외상센터 체계가 왜 필요한지를 이해해야 한다고 간곡하게 호소했다.
그는 “제가 부담스러울 것이다. 의료계나 공직사회나 ‘이국종이 없으면 조용할 텐데, 밤에 헬기 안 띄워도 될 텐데···’(라고 생각하겠지만) 저는 그렇게 배우지 않았다”며 말문을 열었다.
이어 최근 귀순한 북한 군인을 치료한 일을 언급하면서 “어떤 이유에서든 수술한 환자가 병원에 도착해 1시간 이상 걸려 수술방에 올라간다는 것은, 한마디로 우리가 중동보다 (의료 시스템이) 못 하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다치면 30분 안에 수술방으로 가는 그런 나라에서 살기 위해 북한 병사가 귀순한 것 아니겠느냐”라고 반문했다.
이 교수는 이날 ‘아덴만의 영웅’ 석해균 선장의 수술 사진도 공개했다. 그는 “당시 아주대 같은 ‘지잡대’ 병원에서 별것도 아닌 환자를 데려다 쇼를 한다고 의료계에서 뒷이야기가 아주 심했다”면서 “그런데 이 상태가 별것이 아닌 것으로 보이느냐”고 의원들에게 물었다.
또 “‘이국종 교수처럼 쇼맨십이 강한 분의 말씀만 듣고 판단하지 말라’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의료계의 ‘메인 스트림’이고 ‘오피니언 리더’”라면서 “(이분들이) 장관을 가지고 흔드는데, (해군참모총장 출신 김성찬 의원을 가리키며) 전 어떻게 해야 합니까. 저는 2011년 ‘아덴만의 여명’ 작전 때부터 이런 것에 너무너무 시달렸다. 이런 돌이 날아오면 저 같은 지방 일개 병원에서는 죽는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이번에 국회를 통과한 내년도 예산안에서 권역외상센터 관련 예산이 53%가량 증액된 데 대해서도 이 교수는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그는 “정치권과 언론에서 예산을 만들어줘 굉장히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다”면서도 “예산이 저 같은 말단 노동자들에게까지는 안 내려온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의원들이 좋은 뜻에서 예산을 편성하지만 밑으로 투영이 안 된다”면서 “외상센터는 만들었는데 환자가 없으니 (병원장들이 우리에게) 일반환자를 진료하게 한다”고 권역외상센터의 ‘실상’을 털어놨다.
그는 “국민에게 참담한 마음으로 죄송하다”면서 “(국민이) 청원해 예산이 늘어나면 외상체계를 구축할 수 있는 것으로 생각지 않느냐.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아) 피눈물이 난다”고 토로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이국종 아주대병원 교수가 7일 오전 국회의원회관에서 권역외상센터의 역할을 주제로 열린 조찬 세미나 ‘포용과 도전’에서 발제하고 있다. 2017.12.7 연합뉴스
이 교수는 이날 의원들 앞에서 국내 권역외상센터를 근본적으로 개선하려면 일회성 예산 증액에 그칠 것이 아니라, 권역외상센터 체계가 왜 필요한지를 이해해야 한다고 간곡하게 호소했다.
그는 “제가 부담스러울 것이다. 의료계나 공직사회나 ‘이국종이 없으면 조용할 텐데, 밤에 헬기 안 띄워도 될 텐데···’(라고 생각하겠지만) 저는 그렇게 배우지 않았다”며 말문을 열었다.
이어 최근 귀순한 북한 군인을 치료한 일을 언급하면서 “어떤 이유에서든 수술한 환자가 병원에 도착해 1시간 이상 걸려 수술방에 올라간다는 것은, 한마디로 우리가 중동보다 (의료 시스템이) 못 하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다치면 30분 안에 수술방으로 가는 그런 나라에서 살기 위해 북한 병사가 귀순한 것 아니겠느냐”라고 반문했다.
이 교수는 이날 ‘아덴만의 영웅’ 석해균 선장의 수술 사진도 공개했다. 그는 “당시 아주대 같은 ‘지잡대’ 병원에서 별것도 아닌 환자를 데려다 쇼를 한다고 의료계에서 뒷이야기가 아주 심했다”면서 “그런데 이 상태가 별것이 아닌 것으로 보이느냐”고 의원들에게 물었다.
또 “‘이국종 교수처럼 쇼맨십이 강한 분의 말씀만 듣고 판단하지 말라’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의료계의 ‘메인 스트림’이고 ‘오피니언 리더’”라면서 “(이분들이) 장관을 가지고 흔드는데, (해군참모총장 출신 김성찬 의원을 가리키며) 전 어떻게 해야 합니까. 저는 2011년 ‘아덴만의 여명’ 작전 때부터 이런 것에 너무너무 시달렸다. 이런 돌이 날아오면 저 같은 지방 일개 병원에서는 죽는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이국종(왼쪽) 아주대병원 교수가 7일 오전 국회의원회관에서 외상센터의 역할을 주제로 열린 조찬 세미나 ‘포용과 도전’에 참석해 나경원 자유한국당 의원과 대화하고 있다. 2017.12.7 연합뉴스
이 교수는 “의원들이 좋은 뜻에서 예산을 편성하지만 밑으로 투영이 안 된다”면서 “외상센터는 만들었는데 환자가 없으니 (병원장들이 우리에게) 일반환자를 진료하게 한다”고 권역외상센터의 ‘실상’을 털어놨다.
그는 “국민에게 참담한 마음으로 죄송하다”면서 “(국민이) 청원해 예산이 늘어나면 외상체계를 구축할 수 있는 것으로 생각지 않느냐.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아) 피눈물이 난다”고 토로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