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학대·학교 차별·또래 집단성… 10대 ‘폭력 괴물’ 키웠다

부모 학대·학교 차별·또래 집단성… 10대 ‘폭력 괴물’ 키웠다

김헌주 기자
김헌주 기자
입력 2017-09-11 18:14
수정 2017-09-11 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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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혹한 10대, 왜 이렇게까지 됐나

10대 청소년의 집단 폭행이 사회 문제로 대두된 가운데 뒤틀린 ‘가정·학교·친구’가 ‘비행 청소년’을 양산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3가지 요소에서 드러난 문제들이 복합적으로 얽히고설켜 청소년 폭행 등 각종 일탈을 야기했다는 것이다. 11일 서울신문이 청소년 비행 관련 다수의 논문을 분석한 결과 청소년의 비행의 원인으로 ‘가정·학교·친구’가 지목됐다. 전문가들은 “청소년들의 사고와 행동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가정·학교·친구 3요소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이 상호작용을 일으켜 일탈 행위가 더 증폭되는 경향이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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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의 정서 결핍

방임·과잉보호·지나친 간섭 등 가정 내에서 일어나는 각종 문제들은 청소년 일탈의 근본적 원인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정에서의 정서 결핍이 아이들의 공격성을 강화시키고, 청소년 시기 일탈 행위를 부추기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규련 수원대 아동가족복지학과 교수는 ‘가족구조, 부모와의 의사소통, 학업문제와 친구관계가 청소년 비행에 미치는 영향’(2010년)이라는 논문에서 “청소년들이 아버지와 의사소통이 적을수록 친구 관계에 집착하고 일탈 친구들의 유혹이나 요구를 쉽게 거절하지 못하는 경향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또 부모가 이혼했거나 별거 중일 때 생활수준이 상대적으로 떨어지게 돼 자녀에 대한 보호, 관리까지 소홀해지면서 아이들이 어긋난 길로 빠질 수 있는 환경에 더 많이 노출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정주호 가천대 교수는 올 초 발표한 ‘부모의 폭력적 양육 태도가 청소년의 폭력 비행에 미치는 영향’ 이라는 논문에서 “부모의 양육 태도가 공격적일수록 아이들의 성격도 공격적으로 변해 청소년 시기 때 일탈을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주장했다.

●학교의 비행 낙인

청소년의 비행에 있어서 학교의 책임도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교사가 학생을 대하는 태도가 청소년의 비행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도 제시됐다. 정제영 이화여대 교육학과 교수는 지난해 ‘중학생의 비행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분석’이라는 논문에서 “학교에서의 인권침해와 차별 경험이 많을수록 비행 발생 가능성이 높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청소년의 낮은 학업 성취도, 학교에 대한 무관심, 학습 무능력, 학교에서의 부정적 경험 등도 청소년 비행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정 교수는 “낮은 학업 성취도는 학생들의 자부심을 낮춰 등교 거부, 교내 활동의 소극적 참여로 이어지고, 이러한 문제 행동이 주위 사람들로부터 낙인찍혀 비행을 저지르게 된다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청소년일수록 일탈할 확률이 높고, 그 반대일수록 일탈할 확률이 낮게 나타났다. 독서 활동이 청소년 비행의 빈도를 감소시킨다는 흥미로운 결과도 있었다.

●친구들과의 일탈 동조

청소년이 비행에 빠지는 데 ‘친구’도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아 정체성이 확립되지 않은 10대들은 비행하는 친구와의 접촉만으로도 쉽게 ‘비행의 길’로 접어들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또래들은 친구들과 범죄를 저질렀을 때 잘못했다는 판단을 못한다”면서 “오히려 ‘내가 힘이 있다’는 걸 과시하게 되고 ‘괜찮은 사람’이라는 자존감을 느끼게 해준다”고 말했다. 또래의 집단화, 동조화로 인해 원치 않는 행동도 스스럼없이 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황성현 고려사이버대 청소년상담학과 교수는 ‘청소년 비행에서 비행 친구가 선행되는가, 비행이 선행하는가’(2016년)라는 논문에서 “청소년들이 비행을 처음 시작하는 초기단계에서는 어떤 다른 요인보다 비행 친구와의 차별적 접촉이 비행을 더 증폭시킨다는 사실을 파악할 수 있었다”면서 “비행을 줄이려면 비행을 자주 저지르는 친구와의 차별적 접촉을 줄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2017-09-12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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