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지도’ 명분 교사가 학생 30여대 때려…경찰 수사 의뢰

‘생활지도’ 명분 교사가 학생 30여대 때려…경찰 수사 의뢰

입력 2017-08-16 11:32
수정 2017-08-16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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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지 여러 겹 말아 만든 막대기로 폭행…부러지자 새 도구로 체벌 계속

서울시교육청 학생인권옹호관 “인권침해…사립고 체벌 잦아”

서울의 한 고등학교 교사가 생활지도를 이유로 학생을 수십 대 때리는 일이 발생했다. 서울시교육청 학생인권옹호관은 인권침해라는 판단을 내렸고, 학교 쪽은 경찰 수사를 의뢰했다.

16일 서울시교육청 학생인권옹호관에 따르면 서울의 한 자율형사립고(자사고) 여교사 A씨는 지난 6월 하교 중인 학생 B군을 교실로 불러 ‘생활지도’를 이유로 신문지 여러 겹을 말아 만든 막대기로 엉덩이 밑과 허벅지를 3차례에 걸쳐 최소 30대 때렸다.

A교사는 이 과정에서 체벌 도구가 부러지자 다른 학생을 시켜 교무실에서 새 도구를 가져오게 한 뒤 폭행을 계속한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체벌로 B군 몸에는 멍이 들었고 혈종과 부종이 나타났다.

앞쪽 허벅지에 생긴 혹 덩어리는 한 달 넘게 사라지지 않았다.

A교사는 체벌 후 B군에게 4천800자 분량 반성문 작성을 지시했고 B군은 자율학습시간이 끝날 때인 오후 10시까지 반성문을 쓰다가 귀가했다.

학생인권옹호관은 체벌과 가혹한 체벌 후 이어진 반성문 작성 모두 ‘폭력으로부터 자유로울 권리’를 침해했다고 판단했다. 학교 측은 서울시교육청 학생인권교육센터 안내에 따라 아동학대범 처벌 특례법 위반 혐의로 A교사에 대한 경찰 수사를 의뢰했다.

학생인권옹호관은 A교사를 비롯한 전 교직원 대상 학생 인권 연수를 시행하고 폭행예방과 피해 학생 보호 대책을 마련하라고 학교에 권고했다.

또 이번 일로 A교사가 담임교사 자리에서 배제되면서 대학입시에서 피해를 우려하는 다른 학생과 학부모들의 불만이 높은 점을 고려해 학생·학부모 간 관계회복 프로그램도 마련하라고 주문했다.

학생인권옹호관은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에게 “사립고등학교 학생인권침해 문제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표명하라”고도 촉구했다.

자사고를 비롯한 사립고에서 체벌로 인한 학생 인권침해가 잦고 침해 양상도 ‘피해자와 합의’를 바탕으로 한다는 점에서 공립고와 많이 다르다는 판단에서다.

올해 서울시교육청에 학생 인권침해 권리구제를 요청한 사건의 82.2%는 사립학교에서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고등학교에서 체벌로 인권침해를 당했다는 사건(20건)만 놓고 보면 90%(18건)가 사립고 사건이었다.

서울은 전체 고등학교의 62.9%가 사립이다.

학생인권옹호관은 “일부 사립고의 경우 학생들이 자발적 선택으로 입학했다는 점, 학생 또는 보호자와 (체벌 등에) 합의했다는 점, 법적으로 학교운영 자율성이 보장된다는 점 등을 들어 학생 인권침해를 상대적으로 가볍게 여기는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A교사도 B군을 체벌하기 전 B군의 부모에게 동의를 구했다.

A교사는 자신이 담임을 맡은 학생들이 청소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3대씩 체벌을 했는데 이 역시도 학급회의 결정에 따른 것이었다.

교육청 관계자는 “이번 학생인권옹호관 권고를 수용하는 방향으로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조 교육감은 서울시교육청 내부 규정에 따라 권고 수용 여부를 20일 안에 밝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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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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