쪽방에 찾아온 약 한 봉지의 기적

쪽방에 찾아온 약 한 봉지의 기적

박재홍 기자
박재홍 기자
입력 2017-08-09 22:48
수정 2017-08-10 01:59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쪽방촌 전담 간호사 동행기

푹푹 찌는 더위는 살림살이가 팍팍하고 인생이 고단한 이들에게 더 가혹했다. 9일 서울역 앞 길 건너에 있는 용산구 ‘동자동 쪽방촌’ 주민들은 폭염에 속수무책이었다. 사람 사는 곳인데도 생기라고는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집 밖으로 나서는 것 자체가 그들에겐 고통이었다.
한진희(오른쪽) 남대문지역상담센터 간호사가 9일 서울 중구 쪽방촌에서 한 주민의 건강을 살피고 있다. 환기시설조차 없어 덥고 습한 공기로 가득한 좁은 방에 살고 있는 이 주민은 선풍기 한 대에 의존해 올여름 무더위를 견뎌 내고 있다고 전했다.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한진희(오른쪽) 남대문지역상담센터 간호사가 9일 서울 중구 쪽방촌에서 한 주민의 건강을 살피고 있다. 환기시설조차 없어 덥고 습한 공기로 가득한 좁은 방에 살고 있는 이 주민은 선풍기 한 대에 의존해 올여름 무더위를 견뎌 내고 있다고 전했다.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골목길 깊숙이 자리잡은 최모(68)씨의 집은 대낮인데도 어두컴컴했다. 환기 시설이 없어 덥고 습한 공기가 집 안 한가득 고여 있었다. ‘똑똑’ 문을 두드리자 민소매 속옷 하나만 걸친 최씨가 앉은 채로 방문을 열었다. 방은 최씨가 눕기만 하면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좁았다. 최씨 옆에는 낡은 선풍기 한 대가 위태롭게 돌아가고 있었다. 선풍기 바람은 눈치도 없이 훈훈하기 짝이 없었다. 최씨는 연신 마른기침을 해댔다. 방 한편에는 약봉지가 한가득 쌓여 있었다. ‘고혈압약’이라고 했다.

남대문지역상담센터 소속 한진희(47) 간호사는 최씨의 혈압과 체온을 세심하게 체크하며 건강을 돌봤다. 한 간호사는 지난 2월 1일부터 서울시가 처음으로 도입한 쪽방촌 전담 간호사다. 최씨는 한씨의 보살핌에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이 더운 날 병원 갈 엄두가 안 나는데 간호사 선생이 직접 찾아와 주니 고마울 따름”이라고 했다. 최씨는 MBC 드라마 ‘동이’에 엑스트라로 출연하기도 했지만 2013년부터 건강이 급속도로 나빠졌다고 한다.

한 간호사는 30분 동안 세 곳의 쪽방에 들러 주민들의 건강 상태를 점검했다. 방으로 들어가는 입구가 좁아 다른 집에서는 한 간호사를 따라 방 안으로 들어가기조차 힘들었다. 한 간호사는 방문하는 곳마다 공통적으로 “어제 또 술 드셨죠. 이제 한번만 더 드시면 진짜 큰일나요”라며 음주 단속을 했다. 한 간호사는 “쪽방촌에 사시는 분 중에는 노숙 생활을 했거나 생활고를 견디지 못해 오신 분들이 많고 대부분 건강 상태가 좋지 않다”면서 “특히 술을 끊지 못해 건강이 더 악화되는 경우가 많아 지속적으로 음주를 경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간호사는 건강 상태가 나쁜 주민을 우선적으로 방문하며 필요한 약품과 물품을 지급하고 있다고 했다. 예기치 못한 상황에 대비해 활동가 1명과 반드시 동행한다.

서울시는 올해부터 2억 5000만원의 예산을 추가 투입해 서울역, 영등포역, 용산, 동대문, 종로 등 5곳의 쪽방촌을 담당할 정규직 간호사(5급 사회복지사) 6명을 채용했다. 서울역에는 2명이 배치됐다. 이들은 각 지역 주민들의 자활을 돕는 지역상담센터에서 근무하며 쪽방촌 주민들의 건강을 돌보고 자활을 돕고 있다. 김나나 남대문지역상담센터장은 “센터의 역할이 쪽방촌 주민들의 건강관리뿐만 아니라 이들이 경제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인데 전담 간호사가 생긴 이후 센터와 쪽방촌 주민들의 왕래가 활발해지면서 자활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노성철 서울시의원, 동작구 시비 투자사업 간담회 참석

서울시의회 노성철 의원(더불어민주당·동작3)이 지난 22일 동작구청이 주관한 ‘동작구 시비 투자사업 주요현황 간담회’에 자리를 함께하고, 구의 핵심 사업 추진 현황과 2027년도 서울시 예산 확보 방안을 머리 맞대어 논의했다. 동작구 지역구 서울시의원 4명을 초청해 진행된 이번 간담회 자리에는 동작구청장을 비롯해 관련 국·과장급 간부들이 다수 참석하여 주요 현안의 경과를 공유하고 서울시 차원의 재정 지원 필요성을 집중 설명했다. 특히 동작구청 측이 관내 시의원들을 일제히 초청하여 시비 지원이 시급한 사업들을 총망라해 브리핑하고 협조를 공식 요청한 것은, 지난 민선 8기 지방정부 체제에서는 쉽게 접하기 힘들었던 매우 이례적인 행보다. 이는 산적한 지역 현안을 속도감 있게 해결하고 서울시 예산을 최대한 확보하기 위해 구청 차원에서 전향적이고 적극적인 협치를 도모하겠다는 명확한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노 의원은 동작구청이 서울시에 시비 지원을 요청한 사업 가운데 상도1동과 사당3·4·5동 관련 사업을 중심으로 추진 상황과 예산 확보 가능성을 점검했다. 주요 사업은 ▲상현중학교 옹벽 정비 및 도로 개선 10억원 ▲까치산 무장애숲길 2단계 조성 18
thumbnail - 노성철 서울시의원, 동작구 시비 투자사업 간담회 참석

2017-08-10 10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 2026 아이치 나고야 아시안게임
  • 1 / 3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