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폭우·폭염 ‘삼중고’ 겪은 모기, 개체수 확 줄었다

가뭄·폭우·폭염 ‘삼중고’ 겪은 모기, 개체수 확 줄었다

입력 2017-08-09 10:12
수정 2017-08-09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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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년 대비 38% 감소…서울 모기예보 나흘째 ‘쾌적’

끈적한 여름밤, 더위에 지쳐 뒤척이다 겨우 잠들려는 찰나 “엥∼”하는 소리가 귓전을 때린다.

살충제로 박멸작전을 펼쳐봐도 내성이 생긴 탓인지 금방 공습이 재개된다. 우리가 아무리 발버둥을 쳐봐도 피할 수 없는 존재, 바로 여름철의 불청객 모기다.

다행히 올여름은 모기로 인해 잠을 설치는 밤이 예년보다 줄 것으로 보인다.

9일 국립보건연구원에 따르면 지난달 2일부터 22일까지 전국에서 채집된 모기의 수는 2천772마리로, 2012년∼2016년 같은 기간 평균치(4천538마리)보다 38.9% 줄었다.

지카 바이러스에 대비한 대대적 방역활동으로 모기 수가 큰 폭으로 줄었던 지난해 같은 기간(2천938마리)보다도 5.6% 적은 수치다.

국립보건연구원은 모기 매개 바이러스성 감염병 연구를 위해 매년 3월부터 10월까지 경기, 충북, 강원 등 전국 9개 시·도 각 1개소에 푸른 빛을 내는 ‘유문등’을 설치해 모기를 채집하고 있다.

모기의 일일 발생빈도를 쾌적·관심·주의·불쾌 등 4단계로 분류해 서울시가 발표하는 ‘모기예보’도 지난 6일부터 나흘째 가장 낮은 단계인 ‘쾌적’을 유지하고 있다.

‘쾌적’은 모기의 활동이 거의 없는 수준으로, 방충망 점검 외 모기에 별다른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되는 단계를 뜻한다.

이처럼 모기가 줄어든 것은 올봄을 시작으로 가뭄과 폭우, 불볕더위가 연달아 찾아왔기 때문이라는 게 방역 당국의 설명이다.

모기는 저수지나 연못 등 고인 물에 알을 낳는데, 가뭄과 폭우, 폭염이 차례로 이어져 고인 물이 마르거나 넘친 탓에 모기 산란지 자체가 줄었다는 것이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국내 모기의 대다수를 차지하고, 주로 고인 물을 산란지로 삼는 빨간집모기의 번식 환경이 악화된 게 올여름 모기 감소의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일본뇌염 매개체인 작은빨간집모기는 지난달 152마리가 관측돼 지난해 같은 기간(30마리) 대비 5배 이상 늘어 주의가 요구된다.

일본뇌염모기에 물려도 95%는 증상이 없으나 일단 질병으로 진행되면 사망률이 30%에 이르고, 생존자의 ⅓ 이상은 운동장애 등 신경계 후유증을 겪게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신형 국립보건연구원 매개체분석과장은 “전국적으로 작은빨간집모기가 평년보다 2∼3주 빨리 관측되고 있다”라며 “가급적 야간 활동을 삼가고, 불가피한 경우 긴 소매 옷을 입는 등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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