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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득이’ 강제노역 축사, 인적 끊긴 채 적막감만 감돌아

‘만득이’ 강제노역 축사, 인적 끊긴 채 적막감만 감돌아

입력 2016-07-17 11:22
업데이트 2016-07-17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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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해자 부부 외부 접촉 끊고 모습 감춰…44마리 소만 축사 지켜

16일 오후 6시께 지적 장애인 ‘만득이’가 19년간 강제노역해온 청주시 오창읍 시골마을 축사에는 인적이 끊근 채 적막감만 감돌았다.부슬부슬 비까지 내려 외진 곳에 있는 이 축사는 음산한 분위기마저 흘렀다.

여느 때 같으면 소를 먹이느라 분주했겠지만, 이날 2만㎡ 규모 축사에는 비닐 지붕에 빗방울이 떨어지는 소리만 요란할 뿐 인기척은 없었다. 이날 청주 지역에는 26㎜ 많은 비가 내렸다.

축사 안 44마리 젖소와 한우는 농장주 김모(68)씨를 기다리는 듯 빈 사료통을 떠나지 않았다.

농장 주변에는 이따금 우의를 입은 주민이 눈에 띄었지만, 읍내에서도 10㎞ 떨어진 외진 농촌 마을의 주말은 고요하다 못해 을씨년스러웠다.

가끔 적막을 깨는 것은 지난 15일부터 찾아오는 취재진의 차량이었다.

이 축사에서 지적 장애인 고모(47)씨가 ‘만득이’라 불리며 19년 동안 한 푼도 못 받고 강제 노역한 일이 외부에 알려지자 주인 김씨는 외부와의 접촉을 끊고 모습을 감췄다.

이른 새벽 청소와 사료 주기 등 최소한의 축사 일을 하고는 자리를 비워 축사에는 온종일 사람이 없었다.

주민 A(78·여)씨는 “김씨 부부가 이른 새벽 사료를 주고 서둘러 집을 비우는 것 같다”면서 “만득이 일이 터지면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심란해 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이날도 몇몇 취재진이 김씨와 인터뷰를 시도했지만, 그는 오후 8시까지 나타나지 않았다.

인근에서 고추농사를 짓는 B(62·여)씨는 “20여가구만 사는 조용했던 마을인데 이런 일이 생겼다”면서 “김씨가 만득이를 때리면서 일을 시킨 줄은 몰랐는데 안타깝다”고 말했다.

경찰은 “김씨가 외부와 접촉을 꺼려 집을 비우고 있지만 연락이 닿고 있다”면서 “처벌을 피하려고 도주한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지난 15일 참고인 조사를 받은 김씨는 이르면 이번 주 초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 조사를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지적 장애인에 무임금 노역을 시키고, 학대 정황이 있는 것으로 보고 김씨에게 장애인복지법 위반 및 근로기준법 위반 혐의를 적용, 처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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