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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불 지펴지고, 바람 솔솔 부는데 손학규는 ‘아직’

군불 지펴지고, 바람 솔솔 부는데 손학규는 ‘아직’

입력 2016-07-01 17:21
업데이트 2016-07-01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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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 구애 받았느냐는 질문에 기자 무릎만 ‘딱’

안철수 공동당대표의 사퇴 사태를 맞은 국민의당이 더불어민주당 손학규 전 상임 고문 영입을 공식화하며 잇단 구애를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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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이 더불어민주당 손학규 전 상임고문의 영입을 공식화한 1일 오후 전남 강진군 백련사 인근 토담집에서 손 전 고문이 비에 젖은 채 산행을 마치고 들어오고 있다. 손 전 고문은 정계복귀나 국민의당 영입설에 관한 질문에 여전히 입을 닫았다. 연합뉴스
국민의당이 더불어민주당 손학규 전 상임고문의 영입을 공식화한 1일 오후 전남 강진군 백련사 인근 토담집에서 손 전 고문이 비에 젖은 채 산행을 마치고 들어오고 있다. 손 전 고문은 정계복귀나 국민의당 영입설에 관한 질문에 여전히 입을 닫았다.
연합뉴스
1일 오후 전남 강진 백련사 인근 토담집에서 정계 은퇴 선언 후 칩거를 이어가는 손 전 고문을 만나 이에 관해 물었으나 그는 여전히 ‘아직 때가 아니라는 듯 입을 닫았다.

장마전선의 영향으로 굵은 빗줄기가 떨어진 강진 백련사 인근 산길에서 손 전 고문은 바깥세상의 떠들썩한 영입설을 들었는지 아는지 모를 표정으로 산행을 마치고 토담집을 향하는 가파른 언덕을 올라왔다.

백련사에서 절밥으로 공양하고, 다산초당을 향하는 산길을 걷는 일상을 폭우가 내리는 날에도 멈추지 않은 그는 토담집에 흠뻑 비에 젖은 모습으로 도착하자마자 배낭부터 내려놓고 한숨을 크게 한번 내쉬었다.

비에 젖은 셔츠를 벗어 야무진 손매로 털어내고, 바지를 훌러덩 벗고 토담집 안으로 들어간 그는 “폭우가 내리는 데 먼 길 왔다”며 말을 건넸다.

손 전 고문이 씻으러 간 사이 문틈 사이로 보이는 토담집 내부 책사에는 무수히 많은 책이 돋보기안경 앞에 쌓여 있었다.

’정치 혁명‘, ’대한민국의 국가미래전략‘, ’미래를 위한 제언 2016‘ ’싸울 기회‘, 링컨’, ‘이순신’ 등 책 제목을 보니 정계 은퇴 후 웬만해서는 본인의 정치 이야기에 대해서는 입을 열지 않는 그의 관심은 여전히 지나온 자리에 머물고 있음을 짐작게 했다.

무섭게 내리는 장맛비에 한낮에도 앞길을 내다보기 힘들 만큼 짙게 낀 안개를 바라보며 손 전 고문과 따뜻한 차 한잔을 나눴다.

토담집의 군불은 따뜻하게 지펴졌고, 산들산들 부는 바람에 풍경이 흔들렸다.

손 전 고문을 향한 정치권의 바람도 그러했지만, 그는 정계복귀 가능성에 여전히 입을 열지 않았다.

의미 없는 안부와 농을 주고받다 “국민의당 러브콜 직접 받았느냐?”, “정계복귀 아직이냐”고 던진 질문에 손 전 고문은 매번 기자의 무릎을 ‘딱’ 소리가 날 정도로 내리치는 것으로 답을 대신했다.

‘아직 답할 때가 아니다’는 의미다.

지난해 겨울이 오기 전 준비한 땔감이 다 떨어지면 내려올까, 아직도 2년여는 버틸 만큼 많은 땔감 앞에서 발길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

손 전 고문은 먼발치까지 나와 “다음에 또 오겠다”는 기자를 안갯속 손짓으로 배웅했다.

산밑에는 충북지역에서 달려온 지지자 수십명이 ‘손학규 국민을 위해 복귀해주세요’라고 적은 펼침막을 들고 손 전 고문의 정계복귀를 촉구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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