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도어 외주업체 직원 “생명 위협 여러번 느꼈다”

스크린도어 외주업체 직원 “생명 위협 여러번 느꼈다”

입력 2016-06-01 07:34
수정 2016-06-01 0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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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스크린도어 외주 완전 폐지 못해경정비 분야도 자회사 전환 검토

“열에 일곱은 나홀로 출동했고 여러 차례 생명 위협을 느꼈다”

지방의 한 지하철에서 스크린도어 정비 업무를 하는 A씨는 31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2인 1조 원칙이지만 서류작업 등 여러 사정으로 인해 파트너가 빠지고 10회에 7회는 혼자 출동한 것 같다”며 “나홀로 출동을 해도 아무런 지적을 받은 적이 없다”고 털어놨다.

A씨는 “회사는 스크린도어 밖에서 작업하라고 하지만 안으로 들어갈 수 밖에 없는 경우가 있다”며 “가령, 레일에 낀 이물질만 바로 빼내면 되는 상황이었는데 머리가 살짝 안 쪽으로 들어가야했고 마침 온 열차에 부딪힐 뻔 했다”고 말했다.

스크린도어 정비 인력 사정이 얼마나 열악한지도 생생히 전했다.

그는 “지하철 역 1개 당 직원 약 0.9명이 관리하는 셈인데 여기에 공사 퇴직직원이나 고령자 등을 제외하면 실제 힘을 쓰며 일하는 직원은 역 1개 당 0.5명선으로 떨어지고 이 인원이 교대로 일한다”고 전했다.

그는 “하루에 보통 4∼5건, 많게는 10건의 고장 신고가 들어오는데 1시간 내 출동하라는 압박이 심하고, 노선 양 끝을 오가야할 때는 많이 힘들어질 뿐 아니라 심한 경우는 시말서도 써야한다”고 말했다.

용역업체가 비용을 줄이려고 임금 기준을 지키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외주화 문제를 지적했다.

그는 “업체는 경력자는 뽑지 않고 대신 월급을 적게 줘도 되는 사람들을 찾는다”고 비판했다.

그는 “나도 거의 매끼 컵라면에 의존 하는 상태이고 월급도 사고를 당한 직원보다 조금 더 많은 수준일 뿐이지만 시민이 다치느니 내가 고생한다는 사명감을 갖고 일한다”고 말했다.

이번 사고를 겪은 뒤 그는 “사람 목숨이 파리 목숨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분노했다.

그는 “서울도시철도와 인천지하철 외에 대부분 지역에서 스크린도어 정비 업무를 외주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다른 곳도 자회사로 돌리고 인원을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8월부터 지하철 스크린도어 정비 업무를 자회사로 전환한다고 밝혔지만 강남역 등 20여개 주요 역은 여전히 외주 업체가 관리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와 서울메트로는 지난해 스크린도어 사고 이후 정비 업무를 담당하는 자회사를 설립하는 방안을 추진해왔다.

서울메트로는 1∼4호선 97개 역을 관리하는 은성PSD와 계약이 끝나는 8월을 기점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사고가 나기 직전인 23일 이사회에서 자회사 설립 방안을 의결했다.

박원순 시장이 “근본적으로 지하철 안전 관련 업무는 외주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함에 따라 경정비 분야 등에도 자회사 전환을 검토한다.

문제는 나머지 20여개 역을 관리하는 유진메트로와 계약은 아직 여러해 남았다는 점이다.

유진메트로는 스크린도어를 설치하고 광고를 통해 수익을 내며 정비까지 하는 사업 모델로, 서울시와 장기 계약을 맺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1일 “자회사 전환 관련 협의를 해봐야겠지만 쉽지 않을 것 같다”며 “2인1조 지침을 자회사에 준하도록 지키도록 유도하는 등 다른 방식으로 노력을 해야한다”고 말했다.

또 자회사가 스크린도어 정비 업무를 맡는다고 해도 인력 확보가 관건이다. 예산이 수반되는 일이기 때문이다.

무임수송 비용 등으로 인해 서울메트로가 연간 수천억원 적자를 내는 상황이다 보니 운신의 폭이 넓지 못하다.

서울시 관계자는 “스크린도어 정비 인력을 확대하고 인건비를 올리다 보면 다른 부분에 영향이 갈 수밖에 없으므로 적정 수준을 찾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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