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흡연에 소극적으로 대응…담뱃값 더 올려야”

“정부, 흡연에 소극적으로 대응…담뱃값 더 올려야”

입력 2016-05-31 07:28
수정 2016-05-31 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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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홍관 금연운동협의회 회장 “정부는 여전히 직무유기 중”

“정부는 국민 건강을 위해 금연정책을 편다고 주장하지만, 실제로는 눈에 보이는 최소한의 조치만 하고 있습니다. 흡연 경고 그림 부착과 담뱃값 인상 정책은 환영하지만, 자세히 뜯어보면 만족스럽지 않습니다.”

서홍관 한국금연운동협의회 회장은 ‘세계 금연의 날’인 31일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작년 성인 남성 흡연율이 사상 처음 30%대로 떨어진 점은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정부가 여전히 소극적으로 대응하며 ‘직무유기’를 한다고 비판했다.

보건복지부는 작년 1월 담뱃값 2천원을 인상하고, 모든 음식점을 금연구역으로 지정하는 등 본격적인 금연 정책을 추진했다. 올해 12월까지는 담뱃갑 상단에 흡연 경고 그림을 의무적으로 넣도록 했다.

복지부는 금연 정책 덕분에 작년 만 19세 이상 성인 남성 흡연율이 39.3%로 전년의 43.1%보다 3.8%포인트 떨어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흡연율이 감소했음에도 면세 담배 소비량은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흡연자들이 담뱃값 인상 이후 담배를 줄이는 것이 아니라 돈을 아끼려고 상대적으로 저렴한 면세 담배 구매에 열을 올린 결과로 풀이된다.

협의회 조사 결과 제주공항 면세점의 내국인 대상 월별 담배 판매액은 담뱃값이 인상된 이후 크게 느는 추세다. 인상 직후인 작년 1월 이전에는 한 달에 20억원어치가 팔렸지만, 이후에는 매달 50억∼60억원어치가 팔리고 있다.

서 회장은 “정부가 헌법에 명시된 국민 보건권을 보장하려면 아직 모자라다”며 “국가가 국민의 건강을 책임지지 않는 것은 직무유기”라고 비판했다.

그는 정부가 담뱃값을 올리면서 약속한 ‘담배 소매점 담배 광고 금지’를 전면적으로 적용하지 않고 학교 인근 편의점으로 축소한 것은 ‘눈 가리고 아웅’ 식 정책의 전형이라고 꼬집었다.

협의회 자체 조사 결과 편의점 1곳당 담배 광고 개수는 평균 7개를 넘는다. 조사 대상 편의점의 92.3%에서 어린이·청소년 관련 물품 1m 이내에 담배 광고나 진열대를 설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 회장은 복지부가 한국형 흡연 경고 그림 부착 영역을 최소한으로 규정한 점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담뱃갑 면적의 최소 30%를 경고 그림이 차지해야 한다고 법에 규정했는데 복지부는 딱 30%만 맞춘 그림을 발표했다”며 “국민이 아닌 담배 업체의 입장을 반영한 것”이라고 질타했다.

이어 “선진국의 흡연 경고 그림과 비교하면 ‘혐오’ 수준이 떨어진다”며 “태국은 담뱃갑 면적의 85%가 경고 그림”이라고 말했다.

서 회장은 장기적으로는 담배 회사의 디자인과 상표를 최소화하고, 담뱃갑 전면을 경고 그림과 문구로 덮는 ‘민무늬 담뱃갑’을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호주에서 처음 도입된 민무늬 담뱃갑은 브랜드명·경고 그림·경고 문구 크기와 위치를 각각 미리 결정한 담뱃갑이다.

민무늬 담뱃갑은 동일한 포장으로 브랜드의 광고 효과를 줄여 청소년 흡연율을 낮출 수 있다는 것이 서 회장의 설명이다.

서 회장은 4천500원 수준의 담뱃값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 가격인 6천원을 넘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부 흡연자가 주장하는 흡연권 보장에 대해서는 “흡연을 불법으로 하지 않는 것만으로 흡연권이 보장된다는 뜻”이라며 “국민이 자해 도구로 자해하는 일을 막는 게 국가”라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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