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역세권 청년주택 첫발부터 삐걱…설명회 무기한 연기

서울 역세권 청년주택 첫발부터 삐걱…설명회 무기한 연기

입력 2016-05-11 07:27
수정 2016-05-11 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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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예산 검토 없이 시장 브랜드 걸고 발표

시의회 “초법적 권한”·국토부 “협의 없어”…市 “준전시상황 고려”

박원순 서울시장이 ‘청년수당’에 이어 야심 차게 ‘역세권 청년주택’ 카드를 꺼내 들었지만 시작부터 난항을 겪고 있다.

민간 사업자 수요나 소요예산을 파악하지 않고 발표한 탓에 사업 추진을 위한 권역별 설명회가 무기한 연기되고 서울시의회는 절차상 하자를 문제 삼고 있다. 국비 지원을 받아내야 할 국토교통부와는 공식 협의도 아직 시작하지 못하는 등 실제 주택 공급까지는 많은 장애물이 예상된다.

역세권 청년주택 사업은 대중교통 이용이 편리하고 서비스 시설은 충분하지만 규제에 묶인 역세권에 고밀도 개발을 허용, 청년층에 싼 임대주택을 제공하는 게 골자다. 시범사업지로는 충정로·봉화산역이 선정돼 내년 말 입주가 목표다.

박 시장은 지난달 언론브리핑 후 전체 사업설명회에서 “역세권을 더 역동적인 공간으로 만들고 청년난민을 해결할 꿩 먹고 알 먹는 사업이다. 서울시장을 믿고 개발하라”고 세일즈했지만 제도적 틀은 갖추지 못한 상태였다.

서울시의회는 용도지역 상향과 건축규제 완화는 도시계획 원칙에 벗어나는 내용이라 극히 예외로 허가되며, 민간사업자에게 적용하면 특혜 시비를 낳을 수 있어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시는 이 사업이 조례 개정만으로 가능하다고 밝히며 개정안을 지난달 입법예고 하고 브리핑 하루 전 마감했다. 하지만 시의회 측이 신중한 입장을 강조하고 있어 다음달 의회에서 통과될 가능성은 낮다.

김미경 시의회 도시계획관리위원장은 “입법예고된 조례안은 시장에게 초법적으로 권한이 위임된 부분이 많다”며 “청년이 어려워 혜택을 준다지만 노인 등 다른 약자가 같은 혜택을 달라고 할 때 어떻게 대응할지도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의무 임대기간(8년)이 풀리면 그야말로 ‘로또’가 돼 민간사업자 특혜 논란이 일 수 있다는 점, 역세권 주차난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점도 비판 대목이다.

서울시 주택건축국 관계자는 “지금은 ‘준전시상황’이다. 인구 1천만명이 깨진 후 계속 유출되면 청년도 힘들어진다”며 “이 상황을 극복하고자 딱 3년만 규제를 풀겠다는 것이고 그에 따른 민간의 혜택은 눈감아주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의회를 통과해도 국토부와의 협의 과정이 남아있다.

서울시는 시 예산만으로 이 사업을 하기 어렵다고 보고 내년부터 국토부에 행복주택용 예산 지원을 요청할 계획이지만, 정작 국토부는 “공식 협의는 없었다”고 밝혔다.

중앙정부가 행복주택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 중인 데다 지자체와 각을 세울 필요는 없다는 판단에 나서서 반대하진 않지만 사전 협의가 없었던 것에 불편한 심기는 내비치고 있다.

기업과 시행사들이 얼마나 뛰어들지도 미지수다.

시의 이번 정책 발표로 역세권 부지 값이 너무 오르면 기업들로서는 매입 단계부터 부담이다. 또 청년주택 관리는 공공과 나눠 맡기 때문에 운영상 어려움도 있을 수 있다는 게 업계 반응이다.

시는 최근 홈페이지에 권역별 설명회를 연기한다는 설명과 함께 토지주 사업추진 의사를 20일까지 수렴해 수요, 예산 등을 파악하겠다는 짧은 안내문을 띄웠다. 준비가 충분하지 못했음을 인정한 셈이다.

시 관계자는 “전체 설명회와 달리 권역별 설명회는 역별로 건축 등 기준을 설명해야 하는데 천차만별이라 모든 역에 대해 도시계획위원회에 다시 자문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렇듯 세부계획도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시장이 직접 나서 기업과 토지주를 대상으로 전체설명회를 열어 혼선을 가져왔단 비판도 나온다.

시 관계자는 “도시계획위원회에도 필요성을 역설해 공감대가 이뤄진 상황”이라며 “의회가 변수지만 청년(빈곤)문제가 워낙 시급하고, 누군가는 안정된 주거를 전향적으로 공급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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