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버이연합, 기업·정부 후원 받기 위해 ‘위장단체’ 활용 의혹

어버이연합, 기업·정부 후원 받기 위해 ‘위장단체’ 활용 의혹

장은석 기자
입력 2016-04-26 08:58
수정 2016-04-26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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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버이연합 회원들이 21일 서울 용산구 시사저널 앞에서 시사저널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어버이연합 회원들이 21일 서울 용산구 시사저널 앞에서 시사저널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대한민국어버이연합(어버이연합)이 실체가 불분명한 선교재단과 나눔단체 등을 동원해 대기업들로부터 후원을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어버이연합이 ‘위장 단체’를 활용해 외부 자금을 확보하고 관제데모를 진행해 왔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26일 한겨레는 어버이연합은 2013년 9월 13일 사무실에서 ‘벧엘복음선교복지재단’(선교재단)이 주관하고 대기업인 씨제이(CJ)가 후원한 ‘탈북청소년 초청 희망나눔 행사’를 진행했다고 보도했다. 다음날인 14일에 진행된 어버이연합 ‘한부모 가정 초청 희망나눔 행사’ 역시 선교재단이 주관하고 씨제이가 후원했다.

9월13일 행사 당시 영상을 보면 추선희 어버이연합 사무총장은 “저분들(탈북단체)이 5월 2일 촛불부터 움직이신 분들이다”라고 단체를 소개했다. ‘5월2일 촛불’은 그해 서울 시청광장에서 대선개입 의혹의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집회를 의미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어버이연합은 당시 광화문 청계광장 앞에서 이에 반대하는 ‘맞불집회’를 개최했다. 선교재단은 추 사무총장이 “전경련의 지원을 받기 위해 재단으로 신청했다”고 밝힌 단체로, 어버이연합이 전경련의 돈을 우회지원 받기 위해 활용한 창구였다.

어버이연합이 선교재단 외에 다른 단체를 활용한 정황도 발견됐다. 어버이연합은 행정자치부에 ‘희망나눔’이라는 봉사단체로 별도 등록해 오세훈 시장 시절인 2010년엔 서울시로부터 무상급식 등의 명목으로 1100만원의 지원금을 받은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추 사무총장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2011년 서울시에서 ‘희망나눔의 대표냐, 급식 예산을 신청하라’고 연락이 왔는데 어버이연합이라고 하니까 그 뒤 연락이 없더라”라고 말했다.

또 추 사무총장의 측근으로 알려진 김아무개씨가 대표로 있는 탈북자단체 ‘비전코리아’가 행정자치부의 비영리 민간단체 공익활동 지원사업에 응모해 3500만원의 예산을 책정받기도 했다. 하지만 비전코리아는 관제데모 의혹이 제기된 뒤 “내부 사정”을 이유로 사업을 포기했다. 2015년 2월 ‘탈북어르신 설맞이 나눔행사’에 비전코리아는 공기업인 지역난방공사와 함께 후원단체로 참여하기도 했다.

과거 어버이연합 회장을 지낸 인사가 대표로 올라 있는 단체가 어버이연합과 행사를 같이 해온 것도 눈에 띈다. 박찬성 어버이연합 고문이 대표로 있는 ‘사랑의실천국민운동본부’(운동본부)는 2014년과 2015년 어버이연합과 함께 ‘설맞이 사랑의 희망나눔 행사’를 주최했다. 운동본부는 ‘이웃사랑 대행진’이란 사업으로 행정자치부의 비영리 민간단체 공익활동 지원사업에 선정돼 2014년 6400만원, 2015년 4000만원을 받았고, 올해도 4000만원을 받을 예정이다. 운동본부는 최근까지 기업의 후원을 받아 명절 나눔행사를 진행해왔다.

행정자치부 등록 현황을 보면 박 고문이 대표로 이름을 올린 비영리 단체만 3개인데, 이 단체들 역시 어버이연합의 ‘우회지원 창구’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현재 ‘반핵반김국민협의회’ 대표만 맡고 있다고 주장한 박 고문은 이날 “어버이연합과 같이 행사를 주최한 게 아니고 후원, 협찬만 했다”며 “나는 어버이연합을 떠난 지 몇 년이 됐다. 자금 지원도 없고 전혀 관련이 없다”고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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