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인건비 지급일 코앞…‘보육대란’ 서울·경기가 관건

교사 인건비 지급일 코앞…‘보육대란’ 서울·경기가 관건

입력 2016-01-19 11:54
수정 2016-01-19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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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대전 울산 경북 충남 세종 6곳은 누리예산 전액 편성

누리과정 예산 지원을 둘러싼 정부와 시도 교육감의 입장 차가 좁혀지지 못해 당장 20일부터 ‘보육대란’이 현실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그동안 매월 20~25일께 누리과정 지원금이 교육청에서 각 유치원으로 입금돼 교사 인건비 등을 충당해 왔는데, 지원금이 끊기면 20일 이후 교사 인건비 지급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 전국 원아의 40%…서울·경기가 관건

19일 교육부에 따르면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당장 이달 20일 이후 보육대란 현실화가 우려되는 곳은 서울, 경기 등 2곳이다. 숫자로는 2곳에 불과하지만 어린이집과 유치원에 다니는 원아 수(55만7천여명)로만 보면 전국 40% 이상을 차지한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17개 시도 교육청 중에서 어린이집과 유치원 누리과정 예산 모두(12개월치)를 전액 편성한 곳은 한 곳도 없었다.

예산 부족을 이유로 유치원 예산만 전액 편성하고 어린이집은 몇개월만 부분 편성하거나(울산 경북 경남 제주 충남) 유치원과 어린이집 모두 부분 편성(대구 부산 대전 인천 충북), 유치원만 전액 편성(세종 강원 전북), 아니면 아예 유치원과 어린이집 모두 전액 미편성(서울 경기 광주 전남)했다.

그러나 새해 보육대란을 막아야 한다는 압박 속에서 정부와 교육청이 협의를 지속한 끝에 대구 대전 울산 경북 충남 세종 등 6곳은 추경을 통해 어린이집과 유치원 누리과정 예산을 전액 편성하는 것으로 계획을 수정해 교육부에 보고했다.

나머지 11곳 가운데 부산 충북 인천 전남 경남 제주 광주 전북 강원 등 9곳은 유치원만 전액 편성하거나 유치원과 어린이집 모두 부분 편성했다.

서울, 경기 두 곳은 애초 유치원 누리과정 예산만 편성하고 어린이집은 국고 지원을 주장하며 편성하지 않았으나 모두 시도의회에서 두 기관(유치원과 어린이집)의 형평성 문제를 내세워 유치원 예산까지 전액 삭감했다.

이에 따라 서울은 유치원 예산만이라도 다시 편성해 달라고 서울시의회에 재의를 요청했으나 의회가 ‘수용 불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의회가 재의 요구를 거부할 경우 현행 법령상 이에 대응할 방법이 없어 재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결국 서울은 어린이집과 유치원 모두 누리과정 지원금이 끊기게 된다.

경기도의 경우 상황이 좀 더 복잡하다.

의회에서 예산안이 통과되지 못해 준예산 사태를 맞은 경기도는 남경필 도지사가 나서 어린이집 2개월치 예산을 도비로 우선 지원하겠다고 밝혔지만 야당 측은 지자체 예산까지 끌어들이는 것은 근본 대책이 아니라며 반대하고 있다.

또 수원, 안성, 평택, 안양 등 경기도 31개 시군 가운데 일부 지자체도 자체 예산을 우선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나서 일부나마 보육대란을 피할 수 있을지 주목되는 상황이다.

◇ 유치원들 “교사 인건비 지급 막막…우선 사비라도 털겠다”

이에 따라 당장 발등의 불이 떨어진 곳은 서울, 경기지역의 유치원들이다.

매달 20일 이후 누리과정 지원금을 받아 교사 인건비를 지급해 왔던 터라 지원금 입금이 안되면 대체 수단을 마련해야 하기 때문이다.

어린이집은 학부모들이 매달 15일께 비용을 신용카드로 결제하면 다음달 20일 이후 해당 카드사에 정산되는 방식이라 다소 시간이 있다.

유치원들은 지원금 중단을 이유로 당장 학부모들에게 원비를 인상해 청구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서울 동대문 경희유치원 박신애 원장은 “보통 20일에 지원금이 입금됐는데 아직 소식이 없다”며 “우선 학교 재단(경희대)에서 모아놓은 돈으로 교사 인건비를 미리 지급했는데 지원금이 계속 중단되면 어찌해야 할지 막막하다”고 말했다.

노원구의 꿈터유치원 최영애 원장도 “우리는 25일이 인건비 지급일인데 일단 원장 사비를 들여야 할 판”이라며 “인건비가 월 3천만원인데 세달이면 1억이다. 지원이 계속 안되면 결국 학부모들이 부담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익명을 요구한 서울 강북의 한 사립유치원 원장도 “우리는 말일이 인건비 지급일인데 학부모들에게 부담을 지울 수 없어 경과를 지켜보는 중”이라며 “한 달은 어떻게든 버티지만 두 달 이상 가면 어려울 것 같다”고 토로했다.

서울사립유치원연합회는 교사 인건비 지급을 위해 일시적으로 은행 차입을 허가해 달라고 교육청에 요청해놓은 상태다.

유치원은 교육기관인 ‘학교’로 분류돼 있어 은행 대출을 받으려면 관계 당국의 허가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연합회는 20일 시의회 앞에서 규탄 집회도 예정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신임 이준식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시도 교육감들이 18일 첫 면담을 가진 데 이어 21일에도 재차 면담을 추진하고 있어 극적 돌파구가 열릴지 주목된다.

교육부는 21일 부산에서 열리는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총회에 이 부총리가 참석하고 싶다는 의사를 협의회 측에 전달해 일정을 조율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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