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유가족 추석 합동 헌화…”하늘에서 즐겁게 보내렴”

세월호 유가족 추석 합동 헌화…”하늘에서 즐겁게 보내렴”

입력 2015-09-27 14:00
수정 2015-09-27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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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정 앞 눈물 흘리는 유가족. 연합뉴스
영정 앞 눈물 흘리는 유가족. 연합뉴스
”친구, 선생님들과 즐거운 추석 보내렴.”

27일 오전 세월호 유가족 120여명은 평소 아이들이 좋아하던 음식을 양손에 들고 경기도 안산시 세월호 합동분향소를 찾았다. 세월호 참사 이후 두 번째 맞는 추석, 유가족들은 아이들 없이 맞는 명절이 여전히 익숙지 않은 듯 했다.

故 권지혜 양의 어머니 이정숙(50·여)씨는 “지혜가 좋아하던 물만두와 불고기를 아이의 방 안에 있는 영정 앞에 두고 나왔다”며 “추석인데 지혜가 꿈에라도 나와 줬으면 소원이 없겠다”며 눈물을 훔쳤다.

이날 오전 10시, 유가족들은 합동으로 헌화했다. 영정 앞에 일렬로 서 묵념을 하는 도중 일부 유가족은 연신 손수건으로 눈물을 닦았고, 손으로 입을 가린 채 눈물을 참느라 애쓰는 모습도 보였다.

제단 위에는 국화꽃과 함께 평소 아이들이 좋아하던 피자와 치킨은 물론 추석 음식도 올랐다. 유가족들은 영정을 어루만지며 “친구들과 즐거운 추석 보내렴”이라는 등 각각 아이들에게 명절 인사를 건넸다.

참았던 눈물을 쏟아내던 일부 유가족은 서로 부둥켜안은 채 오열해 보는 이들은 안타깝게 했다.

다섯 형제 중 막내인 故 정원석 군의 어머니 박지민(56·여)씨는 “잡채랑 갈비, 식혜를 좋아해 해마다 추석이 되면 원석이에게 만들어 먹였다”며 “음식을 하는 동안 행여나 힘들까봐 양팔 걷고 나서던 사랑스러운 아들”이라며 오열했다.

이날 생일을 맞은 故 안중근 학생의 영정 앞에는 생일 케이크 두 개나 놓였다. 유가족은 물론 안산의 한 시민도 안군을 위해 생일 케이크를 준비했던 것이다.

안군의 아버지 안영진(48)씨는 “온가족이 모이는 추석에 생일까지 겹쳐 아픔이 두 배가 됐다”며 “다만 잊지 않고 챙겨주는 이웃들이 있어 정말로 감사하다. 중근이가 하늘나라에서 친구, 선생님과 즐거운 추석을 보내길 바랄 뿐”이라며 고개를 떨궜다.

4·16가족협의회 유경근 위원장은 “추도사를 읽으면 눈물바다가 될 것 같아 합동으로 헌화만 했다”며 “헌화를 마친 뒤 유가족들은 화성 효원납골공원, 평택 서호추모공원, 안산 하늘공원 등 아이들이 있는 곳으로 이동해 가족끼리 시간을 보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산시 관계자는 “최근 일주일 하루 평균 적게는 50여명, 많아야 200여명만 분향소를 방문하고 있으며, 이마저 유가족이 대부분”이라며 “추석 등 명절은 물론 365일 24시간 분향소가 운영되는 만큼 시민이 잊지 않고 찾아줬으면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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