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 만의 귀향> 유골 115위 대한해협 건너 마침내 고국 땅에

<70년 만의 귀향> 유골 115위 대한해협 건너 마침내 고국 땅에

입력 2015-09-18 10:12
수정 2015-09-18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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홋카이도∼시모노세키 일본 횡단한 유골, 바다 두 번 건너 귀환내일 서울광장에서 시민 1천여명 참가해 장례식

일제강점기 일본 홋카이도(北海道)로 끌려가 가혹한 노동에 고통받다가 버려지듯 이국 땅에 묻혔던 조선인 115명이 바다를 두 번 건너 18일 고향에 돌아왔다. 남들보다 70년 늦게 고국 에서 광복을 맞은 것이다.
<70년만의 귀향> 70년만의 고국땅 밟는 조선인 희생자들
<70년만의 귀향> 70년만의 고국땅 밟는 조선인 희생자들 18일 오전 부산 국제여객터미널에서 ’강제노동 희생자 추모 및 유골 귀향 추진위원회’ 유골 봉환단이 일본 홋카이도 조선인 강제노동 희생자 유골 115위와 함께 이동하고 있다. 일본 홋카이도에서 강제노동으로 희생된 조선인 유골 115위는 이날 부산항에 무사히 안착해 서울을 향해 출발했다.
연합뉴스


조선인 희생자 유골 115위의 3천㎞가 넘는 귀환길을 이끄는 ‘강제노동 희생자 추모 및 유골 귀향 추진위원회’(이하 귀향추진위)는 전날 일본 시모노세키(下關)항을 출발해 대한해협을 건너 12시간 만인 이날 오전 8시께 부산항 국제여객터미널에 도착했다.

귀향추진위 관계자 30여명은 1시간 30여분 가량의 입국 수속을 마치고 위패를 앞세운 채 광목에 쌓인 목관 21개를 들고 한 줄로 늘어서 입국장에 나타났다.

입국장에는 국내 귀향추진위 관계자, 시민, 국내·외 취재진 등 50여명이 대기해 한 많은 땅 일본에서 귀환한 유골을 맞이했다.

귀향추진위 일본 측 대표 단체인 ㈔동아시아시민네트워크 도노히라 요시히코(殿平善彦) 대표는 “희생된 분들이 돌아오는 데 70년이 걸렸다. 정말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한국 도착 소감을 말했다.

도노히라 대표는 “일본에서는 전쟁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집단 자위권 법안이 참의원 특별위원회를 통과해 큰 혼란이 일고 있다”며 “이번 봉환으로 두 나라가 두 번 다시 전쟁이 없는 화해의 미래로 가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여객터미널을 빠져나온 유골은 서라예술단의 맞이굿을 받았다.

소복을 입은 공연단은 70년이 넘은 한을 씻기려는 듯 징과 꽹과리, 장구 소리에 맞춰 격렬한 춤사위를 선보였다.

유골은 운구차량 2대에 옮겨져 국제여객터미널을 빠져나갔다.

앞서 전날 오후 8시께 부관 페리 편으로 시모노세키항을 출발한 귀향추진위는 어둠 속에서 점차 멀어져가는 일본 열도에 눈을 떼지 못했다.

7일간 홋카이도-도쿄(東京)-교토(京都)-오사카(大阪)-히로시마(廣島)를 거치는 일본 횡단 강행군을 소화한 귀향취진위는 드디어 귀환한다는 기쁨과 너무 늦었다는 서러움의 감정이 교차하는 듯 복잡한 표정을 지었다.

삼촌 김일중(1925년 출생)씨의 유골을 모신 유족 김경수(65)씨는 귀환단에게 우리 전통 민요 아리랑을 부르자고 제안했다.

이 제안에 한국과 일본 귀향추진위는 응어리진 감정을 풀어내려는 듯 목청 높여 아리랑을 불렀다.

김씨는 이어 구슬픈 선율의 가곡 봉선화를 부르며 주위를 숙연하게 하기도 했다.

고향 길인 대한해협은 파도가 거칠어 배가 심하게 흔들리기는 했지만 별다른 사고 없이 부산항에 도착할 수 있었다.

70년 만에 고국 땅을 밟은 유골은 이후 부산 중구 수미르공원으로 옮겨져 넋을 기리는 진혼노제를 치른다.

수미르공원 터는 일제강점기에 일본으로 끌려갔던 당시 부관연락선이 출발했던 곳으로 강제 노동 희생자가 마지막으로 봤을 고향 땅이다.

진혼노제 이후 유골은 서울로 옮겨져 중구 성공회성당에 임시 안치된다.

19일 오후 7시에는 서울광장에서 1천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장례식이 엄수된다.

유골 115위는 20일 오전 경기도 파주 서울시립묘지 납골당에 안장, 70년 만에 고국에서 영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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