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관리 선구자 삼성서울병원장…지금은 부실관리 최고책임자

감염관리 선구자 삼성서울병원장…지금은 부실관리 최고책임자

입력 2015-06-15 11:06
업데이트 2015-06-15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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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전 기고문서 “병원감염관리 프로그램에 내부직원도 포함시켜야” 제언…메르스 사태에 적용못해”선진 외국은 최대한의 감염관리를 했는가에 따라 병원책임 묻는 추세” 주장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산 원인으로 삼성서울병원의 허술한 병원 내 감염 관리가 지목되고 있는 가운데 송재훈 병원장(감염내과 교수)이 13년전인 2002년 국내에서는 선구적으로 병원 내 감염의 위험성을 강조한 것으로 확인됐다.

15일 의학계에 따르면 송재훈 서울삼성병원 원장은 감염내과 교수로 재직하던 2002년 대한병원협회지 ‘지상강좌’에 ‘병원감염 관리’라는 제목으로 10페이지짜리 기고문을 게재했다.

이 글에서 송 원장은 고령 환자가 증가하고 면역 억제제 등을 사용한 면역 기능 저하 환자가 증가함에 따라 병원 감염이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병원에서 일어날 수 있는 각종 감염병이 환자의 건강과 병원의 재정·신뢰성 등에 악영향을 끼친다며 감염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송 원장은 병원 내 감염이 일어나지 않도록 감염 관리 기구를 설립하고, 감염이 의심되는 환자는 격리해야 한다며 구체적인 격리기준과 방법까지 제시했다.

특히 이 글의 ‘직원감염관리’ 항목에서는 “환자와 접촉하거나 환자의 검체를 직접 다루는 병원 직원은 일반인보다 병원성 미생물에 노출될 위험성이 더 높다”며 “병원감염관리 프로그램의 한 부분으로 병원 직원에 대한 내용이 포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같은 내용은 이번 메르스 사태에서 보인 삼성서울병원의 조치와 대비된다.

삼성서울병원은 14번 환자(35)가 메르스 1차 유행지인 평택성모병원에서 치료받은 적이 있다는 사실을 파악하지 못해 응급실을 중심으로 메르스 2차 유행을 일으켰다.

이 병원은 또 14번 환자에게서 메르스 바이러스에 노출된 환자 이송요원인 137번 환자(55)를 격리 대상에 포함하지 않는 실수를 저질러 3차 유행 우려까지 낳고 있다.

그는 또 ‘효율적 감염관리를 위한 제언’에서 “병원 감염이 단순히 병원의 실수로 발생하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정확히 아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완벽한 병원 감염 관리시스템이 있어도 예방가능한 병원 감염은 30%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송 원장은 또 정부 차원의 병원 감염 관리를 위한 방안으로 병원 감염관리를 잘한 병원에 인센티브를 주는 것을 고려하고, 역학 전문가양성과 감염관리사 제도 도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일반 국민도 병원 감염에 대해 정확히 인식할 것을 주문한 뒤 “멀쩡하게 병원에 입원했는데 병원에서 병을 옮았다는 식의 오해로부터 출발하는 각종 의료분쟁은 보다 정확한 이해를 가짐으로써 해결될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병원 감염의 법적인 책임에 대해서는 “선진 외국은 병원의 감염 발생 자체보다는 최대한의 감염 관리를 했는가에 따라 병원의 책임을 묻는 추세”라는 입장도 밝혔다.

송 원장은 14일 기자회견에서 “삼성서울병원이 메르스 확산의 중심 병원이 되고, 추가로 응급실 이송 요원인 137번 환자와 관련해 국민 여러분께 큰 심려를 끼쳤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어 “응급실 이송 요원을 제대로 관리 못한 것은 전적으로 저희의 책임”이라고 인정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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