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소수자 인권 논란, 이번엔 성북구로 번져

성소수자 인권 논란, 이번엔 성북구로 번져

입력 2015-01-05 18:36
수정 2015-01-06 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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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단체 반발에 성소수자 지원사업 무산시켜

인권단체와 성북 시민사회단체 등이 모여 만든 네크워크인 ‘성북무지개행동’(가칭)이 5일 서울 성북구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성북구가 성소수자 관련 사업인 ‘청소년 무지개와 함께 지원센터’ 사업을 추진하지 않은 것을 규탄하고 있다.
인권단체와 성북 시민사회단체 등이 모여 만든 네크워크인 ‘성북무지개행동’(가칭)이 5일 서울 성북구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성북구가 성소수자 관련 사업인 ‘청소년 무지개와 함께 지원센터’ 사업을 추진하지 않은 것을 규탄하고 있다.
지난해 서울시가 성소수자들의 성적 지향을 인정하는 내용을 담은 인권헌장 채택을 추진하다 기독교단체 등의 완강한 반대로 무산시켜 논란이 제기된 가운데 유사한 일이 서울 시내 자치구에서도 벌어졌다. 서울 성북구청은 이미 서울시로부터 예산지원까지 약속받은 성소수자 관련 사업을 일부 보수단체들의 반발로 무산시켜 인권단체 등이 반발하고 있다.

 인권단체와 성북 시민사회단체 등이 함께 만든 ‘성북무지개행동’(가칭)은 5일 성북구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주민들의 민주적 참여를 거쳐 선정된 ‘청소년 무지개와 함께 지원센터’ 사업을 좌초시켰다”며 구청 측을 규탄했다.

 해당 사업은 청소년 성소수자 상담지원 및 상담 매뉴얼 제작·배포, 성소수자에 대한 인식조사 실시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2013년 5월 성북 주민참여예산위원회 전체회의를 거쳐 같은 해 8월 차기연도 서울시 주민참여예산 사업으로 채택됐다. 사업비 5900만원도 서울시의회 심의를 통과해 서울시로부터 예산을 지원받기만 하면 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성북구가 지난해 8월 “성북교구협의회 등 기독교단체의 반발로 원안 추진이 어렵다”며 사업 내용 변경을 제안하면서 일이 꼬이기 시작했다. 성북구는 중재를 위해 청소년 성소수자 상담센터 건립을 제외하고 연구용역을 통한 성소수자 실태조사 및 인식개선 사업만을 추진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사업 제안자 측은 이 안을 받아들여 지난해 9월 사업 변경안을 구에 제출했고, 기독교단체 목사들도 긍정적인 의사를 내비쳤다.

 그런데 지난해 11월 성소수자 차별 금지 조항을 담은 서울시민 인권헌장(안)을 놓고 동성애 반대 시민 200여명이 집단 항의한 일이 발생한 뒤로 교구협의회 측은 구가 제시한 중재안을 거절했다. 이에 성북구는 청소년 성소수자만이 아닌 학교 밖 위기 청소년 상담사업으로 사업 내용을 바꾸겠다며 기독교단체의 이해를 구했다. 사업 제안자 측은 원안의 취지를 살려야 한다는 이유로 구의 사업변경 계획을 반대했다. 그러나 구는 지난해 12월 26일 서울시에 ‘학교 밖 위기 청소년 상담사업’으로 아예 사업목적을 변경한다는 공문을 보냈다. 이에 서울시는 원안대로 추진하지 않으면 예산을 지원할 수 없다고 성북구에 통보했고, 성북구가 거부해 사업은 좌초됐다.

 성북무지개행동 측은 “그동안 여러 차례 진행된 면담에서 구청장은 사업이 유지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지만 결국 인권을 내팽겨쳤다”고 비판했다. 이에 성북구 관계자는 “민주적 절차를 거쳐 채택된 정당한 사업이라는 점은 인정하지만 기독교단체의 항의전화가 있었고, 사업반대 서명용지 1만여장을 제출받아 원안대로 추진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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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사진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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