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직영·위탁 돼지농장이 구제역 ‘구멍’…확산 우려

대기업 직영·위탁 돼지농장이 구제역 ‘구멍’…확산 우려

입력 2014-12-22 11:05
수정 2014-12-22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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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건비·육질 때문에 예방접종 소홀”…항체형성률 30% 미만지방의회 “불성실 대기업 책임 물어야”…지자체 ‘삼진아웃제’ 도입 요구

구제역 확산이 우려되고 있지만 축산 대기업들이 오히려 예방접종 등 방역에 소홀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 두 곳이 경기지역에서 직영 또는 위탁 중인 돼지 농장 가운데 항체 형성률이 30% 미만인 곳이 절반이 넘었다.

항체 형성률이 낮을수록 구제역이 발병할 위험이 크다.

22일 경기도에 따르면 도내 농가 2곳이 충북 진천지역 1·5차 구제역과 역학 관계에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축산 대기업 2곳이 직접·위탁 운영 중인 농장이다.

이에 따라 도는 A기업이 운영 중인 농장 7곳, B기업 12곳 등 19곳에서 구제역 감염 여부와 예방접종 여부를 정밀 검사했다.

대부분 구제역 발병이 발병한 충청지역과 인접한 안성, 이천, 용인 지역에 있는 농장이다.

그 결과 모두 구제역 의심 증상은 관찰되지 않았다.

그러나 A기업의 농장 평균 항체 형성률은 16.1%에 불과했다. 7곳 중 6곳(85.7%)이 30% 미만이었다.

도내 돼지 농가의 평균 항체 형성률 44.8%보다 턱없이 낮다.

더욱이 2곳은 항체 형성률이 0%인 것으로 조사됐다. 구제역 백신을 접종하지 않았거나 흉내만 냈다는 얘기다.

B기업 역시 항체 형성률이 저조해 12곳 중 5곳(41.7%)은 항체 형성률이 30% 미만으로 조사됐다.

도는 이들 대기업이 인건비와 육질 때문에 백신 접종에 소홀해 항체 형성률이 일반 농가보다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해당 농장은 대부분 외국인 노동자를 고용, 백신 접종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는 것으로 파악했다.

특히 일부는 육질에 영향을 끼친다며 백신 접종을 꺼리고 있다고 도는 설명했다.

백신을 접종하지 않으면 해당 농장은 물론 주변 농장에까지 피해를 줄 수 있다.

이 때문에 정부는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농장에 구제역이 발병하면 도살처분 보상금을 20∼80%로 줄여 지급하기로 했다.

또 항체 형성률이 30% 미만인 농장에는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하도록 해당 지자체에 통보한다.

김성식 경기도 동물위생방역과장은 “최근 충청지역 구제역은 백신 접종을 소홀히 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며 “축산 대기업이 방역을 선도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아 아쉽다”고 밝혔다.

지난 3일 진천에서 구제역이 처음 발생한 C농장도 B기업이 운영하는 곳이다.

이 농장에 이어 지난 8일 구제역이 발생한 농가는 첫번째 발생 농장에서 새끼돼지를 분양받아 기르는 위탁 농가다.

C농장은 어미돼지 2천400여마리 등을 기르면서 진천을 비롯해 경기도 이천, 용인 등의 농가 20여곳에 새끼돼지를 분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제역이 발생한 직후 진행된 방역당국의 혈청검사에서 정확한 결과가 공개되진 않았지만 일반 농가들보다 항체 형성률이 낮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진천 지역에서는 일부 축산농민들이 구제역 발생의 진원지로 C농장을 지목하면서 이 농장의 퇴출 운동을 벌일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백신 접종 소홀 등 예방에 미온적인 대기업에 대해 철저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이양섭 충북도의회 산업경제위원장은 22일 충북도청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백신 접종에 불성실한 축산 대기업에 철퇴를 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대기업 계열화 농장에서 구제역이 처음 발생했고, 방역을 소홀히 한 정황이 드러났으며 이로인해 애꿎은 소규모 농장이 피해를 보고 있다”며 “구제역이 발생할 경우 방역, 살처분 비용을 해당 기업이 물도록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예방백신 접종을 제대로 하지 않아 구제역이 발병하면 해당 축산업자를 퇴출시킬 것도 요구했다.

이시종 충북지사와 축산농 출신인 유영훈 진천군수도 상습적으로 구제역을 발생시키는 축산업자를 퇴출시키기 위한 ‘삼진 아웃제’ 도입을 공개적으로 제안했다.

이 지사는 최근 진천을 방문한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에게 “구제역 살처분 보상금을 감액하고, 행정 제재를 가해 경각심을 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3일 충북에서 구제역이 처음 발생한 농장 2곳 모두 모 대기업이 직영하는 농장이고, 충북에서 살처분한 돼지 가운데 70%가 이 농장 소유였던 점을 고려할 때 이 지사가 이 기업을 겨냥해 작심하고 한 발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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