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천적 요인으로 뒤늦게 장애…대법 “연금 수급 가능”

선천적 요인으로 뒤늦게 장애…대법 “연금 수급 가능”

입력 2014-10-29 00:00
업데이트 2014-10-29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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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천적 요인에 의해 뒤늦게 장애가 생긴 경우에도 국민연금법이 정한 장애연금을 받을 수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29일 대한법률구조공단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박보영 대법관)는 조모(35)씨가 “장애연금 수급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판정을 취소하라”며 국민연금공단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IT 회사에서 소프트웨어 제작 업무를 하던 직장인 조씨는 2010년 초 눈에 이상증세를 느꼈다. 정상적인 업무가 불가능할 정도로 시력이 약화했다.

병원을 찾은 조씨에게 의사는 시각 질환인 ‘양안 우측 반맹’이라는 진단을 내렸다.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있던 뇌혈관 기형이 원인이라고 했다. 일반인과 다른 뇌동맥과 뇌정맥의 모양이 조씨 시각에 영향이 미쳤다고 의사는 설명했다.

차츰 시력을 잃은 조씨는 결국 장애인이 됐다.

이에 국민연금 가입자인 조씨는 장애연금을 공단에 청구했다. 하지만 공단이 수급 대상으로 인정할 수 없다고 하자 반발해 소송을 냈다.

재판의 쟁점은 국민연금 가입 전부터 가지고 있던 선천적 요인으로 장애가 발생한 경우 연금을 지급할 수 있는지 여부였다.

국민연금법은 ‘가입 중에 생긴 질병 등이 완치된 뒤에도 장애가 있는 자에 대해 연금을 지급한다’고 정하고 있다.

공단 측은 연금 가입 시기인 2004년 1월 이전부터 갖고 있던 선천적인 혈관 기형에 의한 장애이기 때문에 지급 대상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조씨 측은 궁극적으론 혈관 기형이 원인이지만 가입 뒤인 2010년 초 발견한 시각 질환을 기준으로 지급 심사를 해야 한다고 맞섰다.

1심 법원인 서울행정법원이 조씨 손을 들어준 데 이어 항소심과 상고심도 모두 원심 판결을 그대로 유지했다.

재판부는 “뇌동정맥 기형이 있던 조씨는 2004년 1월 입사해 2010년 3월까지 정상적으로 사회생활을 영위했다”며 “조씨의 시각장애는 ‘양안 우측 반맹’으로 진단받은 2010년 1월 22일 무렵부터 발생했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조씨를 대리한 조필재 변호사는 “유전 혹은 선천적 요인으로 뒤늦게 장애가 발생한 경우에도 국민연금법의 보호 대상이 될 수 있음을 확인한 판결”이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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