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변 아파트촌, 때아닌 ‘쥐와의 전쟁’

한강변 아파트촌, 때아닌 ‘쥐와의 전쟁’

입력 2014-10-12 00:00
수정 2014-10-12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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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변의 고급 아파트촌에서 때아닌 ‘쥐와의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음식물 쓰레기 분리수거가 정착되면서 도심 주택가에선 쥐가 줄었는데, 한강 주변에선 오히려 더욱 극성을 부리고 있기 때문이다.

12일 지역 주민들에 따르면 서울 송파구의 한 아파트는 지난달 17일부터 단지 내 전 지역에 대대적으로 쥐약을 뿌렸다.

이 아파트는 111㎡(33평) 집이 9억∼10억원에 거래되는 잠실권의 대표적 고급 주거단지이지만, 최근 들어 쥐가 대낮에도 흔히 돌아다닌다.

주부 이모(32)씨는 “요즘 현관을 나서면 정원과 쓰레기장은 물론 놀이터 주변마저 쥐가 들끓는다”면서 “혹여 물릴까 봐 아이에게 주의를 줬지만 마음이 놓이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실제 지난달 초에는 낮에 현관을 나서려던 주부가 쥐에 물려 응급실에서 치료를 받는 일이 있었다. 쥐에게 물리면 두통과 고열, 관절통, 구토 등을 유발하는 서교증(鼠咬症)에 걸릴 수 있다.

또 다른 주부는 “지난여름에는 단지 내 분수에서 쥐가 헤엄치는 모습을 본 적도 있다”면서 “주변 다른 아파트들도 다들 쥐 때문에 골치를 앓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 아파트에서 진행된 쥐잡기 운동은 동물보호단체들의 반발을 불렀다. 쥐약을 먹고 중독된 쥐를 길고양이들이 먹고 죽는 등 2차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동물보호단체와 애묘가들은 구청과 아파트 관리소에 집단적으로 민원을 제기했고, 결국 관리소 측은 제한된 장소에만 쥐약을 뿌리는 방식으로 계획을 축소했다고 한다.

문제는 이후에도 이 아파트에서 출몰하는 쥐의 수가 크게 줄지 않았다는 점이다.

한 주민은 “매일 한두 마리씩 쥐를 보는데 개중에는 팔뚝만 한 것도 있다”면서 “쥐들이 집까지 들어와 각종 세균과 병원체를 옮기는 상황이고, 영유아가 유독 많은 단지인데 고양이 때문에 제대로 못 잡는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전문가들은 한강변 아파트 단지들에서 벌어지는 쥐 소동은 아파트 자체의 문제보다는 한강 둔치에서 수를 불린 쥐떼가 주택가로 유입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해충방제업체인 세스코 관계자는 “한강 둔치의 경우 여름에 사람이 많이 몰리는데 음식물 쓰레기 처리가 제대로 안 되고 천적도 없어서 쥐가 급격히 수를 불릴 수 있는 환경”이라면서 “이렇게 늘어난 쥐들이 가을이 되자 먹이와 서식처를 찾아 주변 아파트 등으로 유입되는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서울시 등은 쥐 문제와 관련해선 사실상 손을 놓고 있는 실정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쥐와 관련해 큰 문제가 발생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현재로선 개체 수 등을 모니터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측도 “몇 년 전 쥐 몇 마리를 잡아 전염병 여부를 검사한 것이 전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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