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부산본부 옛 청사 매각 갈등 장기화 조짐

한국은행 부산본부 옛 청사 매각 갈등 장기화 조짐

입력 2014-06-10 00:00
수정 2014-06-10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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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지역 중요 근대 문화자산의 하나인 옛 한국은행 부산본부 청사 매각과 보존을 둘러싼 한국은행과 부산시의 힘겨루기가 장기화할 조짐이다.

10일 양측에 따르면 한국은행은 최근 중구 대청동 옛 한국은행 부산본부 건물과 토지의 매각 입찰을 중단하고 수의계약 방식으로 부산시에 팔 수도 있다는 뜻을 시에 전달했다.

그러나 서로 제시한 가격에 워낙 차이가 커서 협상 테이블조차 마련하지 못했다.

한국은행은 지난 4월 한국자산관리공사의 전자자산처분시스템(온비드)을 통한 1차 매각경쟁입찰을 시작으로 두 차례 입찰을 진행했지만 모두 유찰되자 부산시에 수의계약을 제안했다.

한국은행은 부산시에 수의계약을 제안하면서 첫 입찰 예정가였던 178억원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부산시는 토지(3천473㎡)는 공시지가를, 건물(지하 1층, 지상 6층 총넓이 6천506㎡)는 지방세 과세 표준을 각각 적용해 총 124억원 선을 매입 적정가로 책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의 한 관계자는 “지난 4월 시의회가 한국은행 부산본부 건물과 토지에 대한 공유재산 취득을 승인하면서 ‘최대한 예산을 절감할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는 조건을 달았다”며 “124억원도 시의회는 물론 시 내부에서 ‘시 재정을 고려할 때 비싸다’는 의견이 많은 만큼 한국은행의 전향적인 자세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역사적 가치와 의미가 있는 옛 한국은행 부산본부 청사는 시와 시민이 힘을 모아 근대문화자산으로 보존해야 할 건축물이다”라면서 “특히 매입 후 근대역사박물관 등으로 활용하려면 100억원 이상을 추가로 투입해야 하는 만큼 한국은행이 제시한 가격으로 시가 사들이기에는 역부족이다”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한국은행의 한 관계자는 “178억원은 한국감정원이 평가한 적정한 자산가치”라며 “그 이하로는 매각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한국은행은 수의계약 협상이 불발됨에 따라 이번 주 중에 건물과 토지에 대한 경쟁입찰을 재개하기로 해 부산시와의 갈등이 심화할 것으로 우려된다.

옛 한국은행 부산본부 청사는 일제 강점기 조선은행이 있던 자리에 1954년 세운 근대건축 양식의 건물이다.

부산시는 지난해 7월 한국은행 부산본부가 문현금융단지 내 신청사로 옮겨가자 옛 청사를 화폐 박물관을 비롯한 근대역사박물관으로 재개발하기로 하고 한국은행에 옛 청사 보존과 영구임대 등을 제안했다.

그러나 한국은행이 ‘불용자산은 매각해야 한다’는 한국은행법을 근거로 매각 방침을 정하자 시는 지난해 9월 시 문화재 자료 70호로 지정해 버렸다.

시 문화재 자료로 지정되면 재건축은 물론 건물 구조를 변경하는 증·개축을 할 수 없다.

또 건물 보수와 정비, 외관 변경과 도색 등 원형(현재 상태)을 변경하는 사소한 사항까지도 사전에 시 문화재위원회 허가를 받아야 한다.

이 때문에 한국은행의 두 차례에 걸친 매각입찰에 단 한 명도 응찰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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