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엔 사고승객 ‘북적’…”세월호 떠올라 공포”

응급실엔 사고승객 ‘북적’…”세월호 떠올라 공포”

입력 2014-05-03 00:00
수정 2014-05-03 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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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승객 “역 아닌 선로서 사고났다면 아찔”

지하철 2호선 상왕십리역에서 열차 추돌사고가 발생한 2일 오후 서울시내 대형병원 응급실은 부상 승객들로 북적거렸다.

소방 당국에 따르면 오후 10시 20분 기준으로 부상자는 총 240명으로 한양대·건국대·순천향대·국립의료원·서울중앙병원 등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이들 중 59명이 입원 진료를 받고 있다. 병원에 들렀다가 간단한 응급조치를 받고 귀가한 승객은 181명이다.

진료중인 환자 가운데 중환자는 3명이다.

이모(80·여)씨는 쇄골 골절로 서울중앙병원에서 수술을 받고 회복 중이며, 40대 남성 최모씨는 뇌출혈 증상이 있지만 수술은 할 필요가 없다는 진단을 받았다.

추돌한 뒤쪽 기관차의 기관사 엄모(45)씨는 쇄골이 골절돼 국립의료원에 입원했다.

59세의 바레인 여성, 40대 초반의 중국인 여성 등 2명의 외국인 환자는 모두 경상으로 파악됐다.

사고 현장 인근 병원 응급실에는 열차 추돌 사고 직후인 오후 4시께부터 환자들이 속속 들어와 환자와 보호자, 구급대원, 관계 공무원 등이 뒤엉켜 크게 붐볐다.

허리, 목, 어깨 등의 통증을 호소했던 환자들은 큰 부상이 없어 다행이라며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지만 세월호 참사를 떠올리며 극도의 불안감을 느꼈다고 털어놨다.

국립의료원에서 치료받은 한 여성은 “괌 여행이 며칠 뒤로 예정돼 있는데 세월호 사고에 이어 지하철 사고도 나니 트라우마가 생겨 여행을 못 가겠다”고 말했다.

강형구 한양대 응급의학과 교수는 “대부분 경추·요추 염좌나 타박상을 입어 입원이 필요한 정도는 아니었지만 세월호 사건 때문에 사고에 대한 두려움이 컸다”고 전했다.

강 교수는 “급정거의 충격으로 서 있었던 승객들이 넘어지면서 무릎과 허리 등의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덧붙였다.

일부 환자들은 원무과 앞에서 병원비 문제 등으로 서울메트로 측에 항의하며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국립의료원에서 만난 한 여성은 “메트로 측에서 추후에 수납을 해준다고 해도 수중에 당장 돈 10만원이 없는 사람들은 어떻게 귀가하란 말이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 여성은 결국 지인에게 돈을 빌려 수납을 마친 뒤 집으로 돌아갔다.

세월호 참사를 부른 초기 늑장 대응이 이번 사고에서 반복됐다는 지적도 나왔다.

순천향대 병원에서 만난 이순성(52·여)씨는 “불이라도 났으면 큰일 날 뻔했고 ‘안전 불감증’이 재현됐다”며 “역에서 사고가 났으니 망정이지 선로 한가운데였으면 대형 참사가 났을 것”이라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경상을 입은 환자들은 오후 8시께 응급 치료를 마치고 놀란 가슴을 달래면서 대부분 귀가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3일 중 부상자들이 입원한 병원을 방문해 위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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