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관 장기 근무 없앤다”… 향판제도 폐지

“법관 장기 근무 없앤다”… 향판제도 폐지

입력 2014-04-03 00:00
수정 2014-04-03 0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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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검찰 ‘황제노역’ 판결대책

일당 5억원의 ‘황제 노역’ 판결로 논란이 되고 있는 허재호(72) 전 대주그룹 회장 사건과 관련해 법원과 검찰이 잇따라 개선책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국민 법 감정과 동떨어져 있다는 여론의 비난을 받은 뒤에야 뒤늦게 수습책을 마련하는 전형적인 ‘뒷북 대책’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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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대 법원행정처장이 2일 대법원에서 열린 출입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이른바 ‘황제 노역’ 판결 등 최근 잇따라 일어나고 있는 사법부의 크고 작은 사건에 대해 법원 입장을 설명한 뒤 인사하고 있다.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박병대 법원행정처장이 2일 대법원에서 열린 출입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이른바 ‘황제 노역’ 판결 등 최근 잇따라 일어나고 있는 사법부의 크고 작은 사건에 대해 법원 입장을 설명한 뒤 인사하고 있다.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대법원은 2일 이번 사건으로 논란이 된 지역법관(향판) 제도를 사실상 폐지하고 특정 지역에 장기간 근무하는 법관이 없도록 제도를 개선한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우선 정식 제도로 도입된 ‘지역법관’을 더 이상 뽑지 않고 점차적으로 규모를 줄일 예정이다. 대법원은 2004년 수도권 근무에 지원자가 쏠리는 문제점을 해결하고 인사의 안정성 확보를 위해 향토법관을 ‘지역법관’이라는 이름으로 제도화했다. 지역법관으로 임용되면 10년동안 해당 고법 관할에서만 근무하도록 했다.

이번 대법원의 폐지 방침에 따라 지역법관이라는 이름은 사라지게 된다. 그러나 임관성적이나 근무평정 등에 따른 서열 구조가 존재하는 법관 인사의 특성상 지방에서 오래 일하는 판사를 일컫는 ‘향판’은 여전히 존재하게 된다.

황제노역 판결로 논란을 빚은 장병우(60) 광주지법원장의 경우 2004년 도입된 제도에 따라 임용된 지역법관이 아니라 임관 후 주로 지역에서 근무한 향판이다. 이번 지역법관제 폐지가 지역 연고 법관을 강제로 전출하거나 연고 지역을 희망하는데도 근무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대법원은 지역 연고 법관의 권역별 순환 근무 강화, 해당 지역에 근무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은 법관에 대해서는 허가를 취소하고 다른 지역으로 전보하는 방안 등 개선책도 수립할 방침이다.

박병대 법원행정처장(대법관)은 이날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지속적으로 한 지역에 근무하는 법관이 생기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면서 “토론이나 워크숍 등을 통해 법원 내부 의견을 듣고 외부 의견까지 종합해 구체적인 방안을 수립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올 상반기 중으로 구체적인 개선 방안을 수립해 내년 법관 정기 인사에 적용하겠다”고 덧붙였다.

검찰도 고액 벌금과 추징금을 내지 않는 범죄자에 대응해 일선 검찰청마다 ‘재산 집중 추적·집행팀’을 설치, 운영할 계획이라고 이날 밝혔다.

검찰은 우선 고액 벌금 미납 범죄자에 대해서는 은닉 재산을 철저히 파악해 강제 집행을 하고, 이후에도 벌금이 미납된 경우에만 교정시설의 노역장에 유치할 방침이다. 또 국민의 법 감정에 부합하는 환형유치(벌금을 내지 못할 경우 노역으로 대체) 형량이 선고될 수 있도록 보다 적극적으로 법원에 자료를 제출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허씨의 경우처럼 법원에서 노역장 유치 하루 일당을 지나치게 고액으로 선고할 경우 적극적으로 항소 또는 상고할 방침이다.

한편 법무부는 허씨에게 부적절한 편의를 제공한 광주교도소 관계자들에 대해 엄중 경고 조치했다. 법무부는 이날 “교도소에 가족 차량을 출입시켜 허씨를 출소토록 하는 부적절한 업무 처리로 특혜 논란을 일으킨 책임이 있다”며 광주교도소장, 부소장, 당직 간부 등 3명에게 경고했다고 밝혔다. 이어 “허씨의 여동생인 허부경 법무부 교정위원중앙협의회 회장도 회장직에서 물러나기로 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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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2014-04-03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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