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괴사고 피해 학생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우려

붕괴사고 피해 학생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우려

입력 2014-02-18 00:00
업데이트 2014-02-18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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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 극복 위해서는 주위 도움 필요

10명의 목숨을 앗아간 경주 마우나오션 리조트 붕괴사고를 겪은 부산외대 학생들은 상당기간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TSD)’에 시달릴 것으로 걱정된다.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는 천재지변, 화재, 전쟁, 성폭행 등 신체를 해치고 생명을 위협하는 대형 사건사고를 겪은 사람이 정신적으로 충격을 받아 호소하는 불안장애를 말한다.

주요 증상으로는 해리 현상이나 공황발작을 경험할 수도 있고 환청 같은 지각 이상에 빠질 수도 있다. 공격적 성향이나 충동 조절 장애, 우울증, 알코올의존 등을 보이거나 두통, 소화불량, 수전증 등을 나타내기도 한다.

실제 이번 붕괴사고를 경험한 일부 학생들은 18일 부산으로 향하는 버스에 타는 것조차 두려워할 정도로 극도의 불안 증세를 보이고 있다. 학교에 도착해서도 취재진의 질문에 일절 대답하지 않고 침통한 표정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일부 학생은 시선을 고정하지 못하고 멍한 표정이었으며 붕괴사고 층격 때문인지 손으로 얼굴을 가리거나 고개를 숙인 채 발걸음을 옮겼다. 어떤 학생들은 숨지거나 다친 선후배를 떠올리며 말을 잇지 못한 채 눈물만 흘리기도 했다.

합동분향소를 찾은 학생들도 영정 앞에서 오열하거나 북받치는 감정을 억누르지 못하고 눈물을 쏟아냈다.

대학 측은 “큰 사고를 겪은 학생들이 받았을 충격과 아픔, 고통을 어떻게 위로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몸에 난 상처뿐만 아니라 마음에 난 상처도 잘 치유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현정 국립의료원정신과 전문의는 “외상후 스트레스는 기억에 의한 충격으로 소음이나 ‘쿵’하는 소리 등 일반인이 긴장하지 않는 소리에도 놀라 이전 경험을 재경험한다거나 잠을 못 자고 불안해하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면서 “상태가 심각해지기 전 전문가의 상담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사고 당일과 관련한 꿈을 꾸고 의미 없는 자극에 긴장이 느껴진다면 반드시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그는 덧붙였다.

’몸도 안 다쳤는데 잊어버려라’는 식의 주위 조언은 극한의 경험을 한 이들에게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얼마나 무서웠는지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주고 이를 적극적으로 받아주는 게 외상후 스트레스를 극복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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