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례만 있으면 ‘선심성’ 연수도 오케이?

조례만 있으면 ‘선심성’ 연수도 오케이?

입력 2013-07-14 00:00
수정 2013-07-14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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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선관위 “교장단 연수 문제없다”…논란

광주시선거관리위원회가 광주시교육청의 교장단 공짜 중국 탐방 사업에 대해 조례에 근거한 사업이라며 면죄부를 준 것을 놓고 지역 교육계 안팎에서 뒷말이 무성하다.

시선관위가 교장단 공짜 중국탐방 사업 전체에 대한 선거법 위반 혐의를 따지지 않고 사업의 조례 근거 여부만 살펴봐 소극적 조사에 그쳤다는 것이다.

특히 이번 시선관위 판단이 자칫 조례만 있으면 지자체 등 행정기관이 얼마든지 선심성 해외연수를 보내 줄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 줄 수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광주시선관위는 교장단 중국연수 문제가 불거진 지 거의 1주일 만인 지난 11일 광주 교장단 중국 탐방연수를 시교육청의 조례에 근거한 사업이라는 해석을 내놨다.

선관위의 한 관계자는 “조례에 교장단 연수의 포괄적 근거가 있다고 봤다”며 “조례에 근거한 금품제공행위는 기부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관련 법률에 따라 선거법 위반행위에 해당되지 않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시교육청이 자체 사업계획을 세워 추진했으며 의회와 협의를 거쳐 예산을 세웠다는 점을 감안했다”며 “사업 전체가 선거법에 위반됐는지를 따지기보다 이번 중국연수가 조례에 근거했는지 여부만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번 선관위 판단에 대해서는 적지않은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시교육청과 선관위가 사업의 근거로 본 조례는 ‘역사문화교육 활성화 조례(역사조례)’와 ‘동북아한민족교육교류협력에 관한 조례(동북아조례)’ 2가지이다.

두 조례는 교장단 연수의 문제점이 불거질 때부터 연수의 근거로 보기에 희박하다는 지적이 제기됐었다.

역사조례는 학생의 역사인식 증진을, 동북아조례는 동북아 지역 한민족 기관·단체와의 교류협력을 목적으로 제정됐기 때문이다.

역사조례는 역사문화교육의 정의를 지역의 역사와 문화유산을 학생에게 교육하는 것으로 정의해 교장들의 단체 중국 연수와는 거리가 멀다.

동북아조례도 민간단체가 추진하는 사업의 지원이나 평화통일교육활성화를 위한 사업의 지원에 예산을 편성하도록 해 공짜연수와는 취지가 크게 동떨어져 있다는 것이 조례를 제정한 시의회와 지역교육계 안팎의 시각이다.

교육위 소속 한 시의원은 “두 조례와 교장단 공짜 연수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며 “선관위가 질의를 해 왔을 때에도 이렇게 설명을 해줬는데 왜 이런 해석을 했는지 이해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특히 조례에 근거한 금품제공행위는 기부행위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규정만을 문자 그대로 해석해 교장단 공짜 연수를 선거법 위반 행위가 아니라고 해석한 선관위의 이번 판단은 엉뚱한 해석을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조례만 만들어 놓으면 선거로 뽑힌 단체장들이 누구든지 해외연수를 보내도 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어 향후 시선관위의 선거법 단속 활동에도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또 시선관위가 이번 조사를 교장단 해외연수의 조례 근거 여부로 한정하고 자부담 없는 공짜탐방, 전례가 없는 대규모 교장연수 등 사업 전체에 제기됐던 문제점에 대해서는 살펴보지 않았다는 점도 ‘너무 소극적이었다’는 비판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광주지역 교육단체의 한 관계자는 “선관위 조사가 사안의 중대성에 비해 너무 안이하게 이뤄졌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며 “나중에 문제가 돼 150만원씩 공짜로 연수를 다녀온 교장들에게 최대 50배의 과태료가 물려지면 그 책임을 선관위가 질 것이냐”고 지적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광주지부도 최근 내놓은 성명에서 “시교육청이 선거를 염두에 두고 교장들과의 관계 개선을 위해 꼼수를 부려 예산 낭비성 연수를 배치했다는 지적을 받는다”며 시교육청의 이번 연수에 대해 강하게 비판하고 사업취소를 요구하기도 했다.

광주지역 교장단은 지역사회에서 자신들의 중국 탐방에 대한 문제제기가 끊이질 않자 회의를 거듭하며 연수 참여여부를 논의하고 있지만 결론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시교육청은 일단 강행한다는 방침이지만 지역여론이 대단히 좋지 않아 교장단 연수가 끝난 이후에도 이번 논쟁이 계속될지 우려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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