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보연과는 모임 ‘미친회’ 활동 함께 해”
황보연 전 황보건설 대표로부터 억대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사전 구속영장이 청구된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 측이 황씨로부터 돈을 받은 적이 없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원 전 원장 측근은 5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원 전 원장과 황씨는 돈을 주고받을 사이가 아니다”라며 “황씨가 사업을 조그맣게 한다고 들었는데 그런 사람에게 돈을 받는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말했다.
이 측근은 “황씨는 지방자치단체나 지역 사회에 도움을 주는 분이었고 그렇게 해서 같이 모임 활동을 했던 사이”라며 “세상의 아름다움이나 인간의 아름다움을 위해 친한 교류를 한다고 해서 ‘미친회’라는 이름의 모임 활동도 했었다”고 설명했다.
이 측근은 원 전 원장이 황씨로부터 돈을 받을 만큼 욕심이 있다거나 상황이 어려운 처지도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2월 원 전 원장의 어머니가 돌아가셨을 때 들어온 부의금과 공직생활에서 퇴직할 때 연금 같은 데서 받은 몇천만 원, 또 모아둔 얼마를 더해 지난 5월 사랑의 열매에 1억원을 기증했다”고 말했다.
2008년 행정안전부 장관 시절부터 지금까지 기부 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는데 무슨 돈 욕심이 있어 황씨에게서 돈을 받겠느냐는 말도 덧붙였다. 국정원장의 위치에서 돈을 받는다는 건 현실적으로도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는 “국정원장은 항상 (경호인력 등) 사람들이 따라다니는데 그걸(돈) 어떻게 들고 다니겠느냐. 그게 말이나 되느냐”고 반문했다.
이 측근은 황씨가 원 전 원장에게 각종 청탁을 했다는 의혹에 대해 “일이 어렵게 됐을 때는 부탁을 했을 수도 있겠지만, 부탁을 한다고 다 들어주느냐”며 역시 말이 안된다고 잘라 말했다.
황씨에게서 각종 선물을 받은 부분은 “가져오지 말라고 해도 억지로 보내는 걸 어떻게 하겠느냐. 원 전 원장이 잘 되니까 자기도 순수한 마음으로 기뻤겠지 않느냐”라며 “원 전 원장 측도 선물을 주고 음식도 전달했다”라고 대가성을 부인했다.
골프 접대를 받았다는 의혹도 필요한 비용은 원 전 원장이 직접 냈기 때문에 황씨가 부담을 느낄 상황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이 측근은 “잘못을 했으면 벌을 받아야 하지만 잘못하지 않은 걸, 없는 죄를 만들어서 씌운다는 건 정말 잘못된 일”이라며 원 전 원장의 결백을 강조했다.
검찰은 원 전원장에 대해 황씨로부터 2009년 이후 수차례에 걸쳐 현금과 고가의 선물 등 1억5천만원 상당의 금품을 받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를 적용, 이날 오후 8시께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