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열고 냉방’ 단속 첫날…상인들 절반은 나몰라라

‘문열고 냉방’ 단속 첫날…상인들 절반은 나몰라라

입력 2013-06-18 00:00
수정 2013-06-18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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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컨 틀고 문 ‘활짝’…단속 공무원 나오자 매장 진입 막기도 정부ㆍ지자체 현장서 규제 홍보…다음달 1일부터 과태료 부과

문을 열고 에어컨을 가동하는 영업장에 대한 단속이 시작된 18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 화장품 매장들은 대부분 문을 닫고 영업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지만 일부 상인들은 정부 규제에 대한 우려도 제기했다.

이날 오전 10시께 명동 거리에는 장맛비가 내리면서 대부분 화장품 매장들은 에어컨을 끈 채 문을 열어놓고 상품을 진열하며 영업을 준비하고 있었다.

명동 거리는 오전인데다 비까지 내려 비교적 한산한 편이었지만 인근 호텔에서 쇼핑하려고 나온 일본·중국인 관광객들이 상당수 눈에 띄었다.

롯데백화점 맞은 편에서 명동성당 사이 명동길에서 일본인 관광객에 화장품을 홍보하던 한 여성 점원은 “올해는 그래도 될 수 있으면 정부 규제 정책을 지키려는 분위기”라며 “지금은 덥지 않고 손님도 많지 않아 에어컨 가동을 안 했는데 오후에는 문을 닫고 에어컨을 사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물론 화장품 상점들은 문 개방 여부에 따라 매출에 적지 않은 차이가 있기 때문에 쉬운 결정은 아니다”며 “단속을 해도 눈치껏 문을 열고 영업하겠다고 공공연히 말하는 매장 주인도 있다”고 전했다.

명동 밀리오레 주변 한 화장품 매장의 책임자는 정부 규제인 만큼 지켜야 한다고 말하면서도 사실 ‘보여주기식’ 아니겠냐며 단속실효성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는 “오늘부터 단속이 나온다고 해서 일단 문을 열어놓고 에어컨은 껐다. 과태료도 적지 않은 돈이니 결국 규제를 지키는 것 외에 다른 방법은 없는 것 같다”며 체념한 듯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사실 요즘 경기가 안 좋아 내 돈 내고 에어컨 틀어서 조금이라도 매출을 올려보겠다는 건데 원전 파동 같은 상황을 알면서도 부당하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며 “우리로서도 ‘보여주기식’ 규제 지키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후 1시30분부터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관리공단, 서울시·자치구 관계자 20여명이 명동 일대에서 에너지 사용제한 규정 위반 영업장 단속에 나섰다.

다음달 1일부터는 문을 열고 에어컨을 가동하는 영업장과 규정 냉방 온도 26도 미만인 전기 다소비 건물은 위반 횟수에 따라 50만원에서 최대 300만원까지 과태료가 부과되며 이달까지는 과태료 부과없는 계도·홍보 기간이다.

단속반이 문을 열어두고 에어컨을 켜놓은 채 영업 중인 상점에 들어서자 일부 매장의 직원들은 서둘러 에어컨을 끄고 멋적게 웃으며 단속반을 맞았다.

한 의류 매장의 직원은 “이미 공문을 받아서 다 알고 있으니 들어올 필요 없다”며 단속반의 진입을 막기도 했다. 상당수 매장의 직원들은 “어차피 다음달 1일부터 안하면 되는 거 아니냐”며 에어컨을 그대로 켜 놓기도 했다.

오전에 내린 장맛비 덕분에 오후에도 덥지 않은 날씨가 계속됐음에도 불구 절반에 가까운 상점들이 에어컨을 켜고 문을 열어둔 채 영업을 하고 있었다.

단속반은 매장 직원들에게 에너지 사용 제한 규정을 적은 홍보 전단을 나눠주며 규정 준수를 부탁한 뒤 상점을 빠져 나왔다.

한 신발상점 주인은 단속반이 자리를 뜨자 “일단 규정을 지키려고 노력 중인데 손님들이 더워하면 우리도 어쩔 수 없다”며 “자동문을 설치해 운영하는 방법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오재철 산업통상자원부 사무관은 “6월까지는 계도·홍보기간인 만큼 제재는 없지만 다음 달부터는 엄격하게 단속해 과태료를 부과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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