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증 없고 유통기한 ‘무신경’… 냉장고엔 재료·쓰레기 뒹굴어

영업증 없고 유통기한 ‘무신경’… 냉장고엔 재료·쓰레기 뒹굴어

입력 2013-05-25 00:00
수정 2013-05-25 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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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야식업소 특별위생점검 동행 취재… 142곳 중 24곳 적발

“장사가 되지 않아서 그런 데 신경 쓸 겨를이 없어요. 어차피 가게 문 닫으려고 했는데 맘대로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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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식 배달 전문 음식점 야간 위생점검에 나선 단속반이 식재료를 꼼꼼히 살펴보고 있다.
야식 배달 전문 음식점 야간 위생점검에 나선 단속반이 식재료를 꼼꼼히 살펴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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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업소에서는 냉장고에 식재료가 음식 쓰레기와 뒤섞여 보관돼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한 업소에서는 냉장고에 식재료가 음식 쓰레기와 뒤섞여 보관돼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23일 오후 10시 30분 서울 용산구 신계동 골목의 돈가스 야식 배달업소에선 점검차 들어선 뜻밖의 손님에게 주인이 막무가내로 소리를 질렀다. 종로구 보건위생과 직원과 소비자식품위생감시원으로 구성된 특별위생점검반이 출동하자 느긋하게 주방 근처에서 소주를 마시던 가게 주인은 다짜고짜 욕설부터 퍼부었다. 심지어 곳곳에 쌓인 주방 기기를 발로 마구 차며 단속에 노골적으로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영업신고증을 보여 달라는 요구도 귓등으로 흘리기만 했다.

정병곤 위생감시원이 대형 냉장고를 열고는 기막히다는 표정을 지었다. 냉동 참치는 흰 비닐봉지에 담겨 있었고 유통기한 표시는 눈을 씻어도 찾아볼 수 없었다. 돼지고기 상태는 더욱 심각했다. 철 그릇에 랩도 씌우지 않은 채 켜켜이 쌓아 냉장 보관 중이었다.

종로구 관계자는 “음식 재료에 원산지 표시가 전혀 돼 있지 않다. 냉장고 안에 음식 재료와 음식물 쓰레기를 함께 보관하는 등 위생 상태도 불량하다”고 지적했다. 유승용 감시원은 “5년째 단속하지만 이렇게 나쁜 곳은 처음 본다”며 혀를 끌끌 찼다. 단속반은 “돼지고기, 닭고기 원산지 표시를 해야 한다. 원산지 표시 위반에 냉장고 위생 상태까지 불량해 영업정지 2주 처분을 받게 된다”고 알려줬다. 주인이 만취해 흥분한 상태라 종로구 관계자들은 서울시에 보고한 뒤 관할인 용산구에 재단속하도록 조치했다.

단속반은 이어 용산구 청파동의 건물 지하에서 치킨, 피자, 각종 찜류 등 다양한 야식을 취급하는 F업소 점검에도 나섰다. 이곳은 전화번호와 상호만 달리한 채 10여개나 되는 야식 전단을 뿌리고 있었다. 원산지 표시에는 국내산 닭을 사용한다고 적었지만 거짓이었다. 점검 결과 브라질산이라는 것이 들통났다. 돼지 등뼈를 원산지 표시도 하지 않은 채 냉장 보관 중이고 가스레인지 후드 망을 사용하지 않는 점 등도 적발됐다.

단속반은 이날 자치구에서 단속 대상으로 지정한 10개 업소 가운데 6개 업소에 대해 위생 단속을 실시했다. 나머지 4곳은 폐업 미신고 업체이거나 야식 업체가 아닌 일반 음식점인 것으로 드러나 실제 단속으로 이어지진 않았다.

이날 오후 8시 30분부터 자정을 넘기면서까지 시내 25개 전 자치구에서 260여개 업소를 겨냥해 전격적으로 야식 배달 전문업체 위생점검을 단행했다. 위생감시원 2명과 자치구 공무원 2~3명이 한 조가 돼 곳곳을 누볐다. 폐업 미신고 업체 등을 빼고 실제 단속은 142개 업소에 대해 이뤄졌다. 이 가운데 24개 업소가 위생 불량 및 영업장 외 영업, 원산지표시 위반 등으로 적발됐다.

김경호 서울시 복지건강실장은 24일 “이번에 적발된 업체에 대해서는 식품위생법 관련 규정에 따라 행정 처분하고 위반 사실을 인터넷에 공표해 재발을 최대한 줄이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은 기자 kimj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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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5-25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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