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필요없다?”…대학 총여학생회가 사라진다

“이젠 필요없다?”…대학 총여학생회가 사라진다

입력 2013-03-31 00:00
수정 2013-03-31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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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기구서 총학 산하기구로 흡수·폐지…논란은 계속

대학 내에서 여학생의 권익 신장과 복지 향상을 위해 존재했던 학생 자치기구 총여학생회가 사라지고 있다.

31일 대학가에 따르면 최근 몇 년간 입후보자가 없거나 학생들의 투표 참여율이 낮아 명목상으로만 존재하는 총여학생회가 있는가 하면 아예 규정을 바꿔 총여학생회를 폐지하는 대학이 늘어나고 있다.

건국대는 지난 26일 열린 전체학생대표자회의에서 총여학생회를 폐지하기로 결정했다. 이날 참석한 대의원 100명 가운데 81명이 찬성할 만큼 폐지 의견이 압도적이었다.

안재원 총학생회장은 “2011년부터 총여학생회 입후보자가 없어 인수·인계는 물론 기본 업무조차 제대로 하기 힘들었다”며 “총학 산하에 성평등위원회를 만들어 업무의 연속성을 보장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립대와 홍익대, 연세대와 동국대에서도 총여학생회 존폐를 두고 학생들 사이에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이 가운데 서울시립대는 지난 26일 전체대의원회의를 열어 총여학생회 폐지 안건을 표결에 부치려 했으나 정족수 부결로 회의가 무산되는 바람에 본격 논의는 뒤로 미뤄졌다.

2002년부터 입후보자가 없었던 시립대 총여학생회는 교칙 상에만 존재할 뿐 사실상 이미 사라진 상태다.

고우석 총학생회장은 “총여학생회에서 하는 활동을 총학 차원에서도 하고 있기 때문에 총여학생회가 사라져도 괜찮겠다’는 게 대다수의 인식일 것”이라며 “(폐지 관련) 회의가 열린다면 안건 처리가 어렵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현재 서울시내 주요대학 가운데 총여학생회가 존재하는 대학은 경희대, 연세대, 한양대, 홍익대 정도다.

서강대, 서울대, 성균관대, 한국외대 등은 총여학생회가 없어지고 독립적인 여성모임이나 총학생회 산하 여성 위원회로 흡수돼 관련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학생 투표과정을 거쳐 선출되는 총여학생회는 대표성을 갖지만 모임이나 총학 산하기구는 그 역할이나 기능이 축소될 수밖에 없다.

주로 1980년대 학생운동 내에서 여성들이 담당했던 조직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총여학생회는 성차별과 각종 불이익으로부터 여학생을 보호하고 대표하기 위해서는 별도 기구가 필요하다는 공감대 위에 만들어졌다.

그러나 여권이 신장된 오늘날 한쪽 성별의 이해만을 대변하는 기구가 필요하느냐는 반론이 제기되고 있다.

시립대 김모(26)씨는 “총여학생회를 존치하자는 의견조차 총여학생회 본연의 역할 때문이 아니라 자치조직 하나가 사라진다는 것에 대한 반감 때문”이라며 “초기에는 일부 학생의 볼멘소리에 그쳤던 ‘총여학생회 폐지’론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여전히 총여학생회가 필요하다는 측은 여성의 복지뿐만 아니라 학교 안팎의 성 평등을 위해 활동하는 기구로서 바라봐야 한다고 주장한다.

윤소영 연세대 총여학생회장은 “총학 산하기구로 재편될 경우 여성운동의 동력이 약해지고 여성복지만 담당하는 기구로 전락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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