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 정말 대책 없나] (하) 눈높이에 맞는 정책이 답

[학교폭력 정말 대책 없나] (하) 눈높이에 맞는 정책이 답

입력 2013-03-16 00:00
수정 2013-03-16 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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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 심각성 가르치고 교사가 참여해야 ‘학폭 인식’ 바뀐다

경북 경산의 고교생 최모(15)군의 자살 사건을 계기로 지난 1년간 추진돼온 통제와 감시, 엄벌 위주의 학교폭력 예방 대책이 현장에서 효과를 내지 못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는 가운데 학생 눈높이에 맞는 정책으로 학생들의 인식을 전환시키는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폐쇄회로(CC)TV 확충과 학교폭력 실태조사 등 대증적이고 형식적인 대책은 오히려 학교폭력을 음지로 숨게 해 더욱 심각한 문제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2월 쏟아져 나온 정부의 학교폭력 대책이 뿌리내리고 실제 현장으로 스며들 수 있도록 교사·학생·학부모 등 교육주체와 사회 전반의 인식을 개선하는 것이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조언했다.

전문가들은 가장 먼저 학생들 스스로가 주변의 사소한 폭력도 방관하지 않도록 학교폭력에 대한 인식을 바로잡아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한변호사협회가 지난 2월 펴낸 ‘2012 인권보고서’에 따르면 초등학생들은 장난과 폭력을 구분하지 못하거나 노예놀이 등 놀이의 형태로 또래 친구들을 괴롭히는 경우가 많았다.

또 피해학생의 53.6%, 가해학생의 58%가 최초로 학교폭력을 경험한 시기를 초등학교로 꼽아 어릴 때부터 학교폭력의 심각성을 깨우쳐줘야 한다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다.

이승현 한국형사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학교폭력이 발생했을 때 주변 친구들이 자발적으로 이를 알리는 문화가 확산돼야 한다”면서 “역할극 등을 통해 학생들도 자신이 언제든지 가해자나 피해자가 될 수 있다고 인식한다면 무관심해하던 생각도 변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가정법원 관계자도 “현재 학교폭력 문제와 관련해서는 단순 처벌보다는 반성문, 사과편지, 일기쓰기 등의 방법을 동원하고 있고 개별 상황에 맞는 처분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학생의 학교폭력에 대한 인식전환을 위해서는 교사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많다. 이재호 학교폭력피해자가족협의회 본부장은 “어떤 정책이 나와도 가장 중요한 것은 교육현장의 접목이고 그것을 가장 잘 수행할 수 있는 주체는 교사”라면서 “한 번 더 돌아보고 상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교실 내에서 학교폭력이 일어나도 정작 담임교사는 모르는 사례도 많은 만큼 교사들이 학교폭력 문제에 대해 보다 적극적인 관심을 가지고 개입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측은 “이제껏 잘못된 대책이 수립된 것은 현장 의견수렴을 형식적으로 했던 관료주의적 태도 때문”이라면서 “대책을 수립할 주체는 관료와 경찰이 아니라 학생들과 늘 마주하는 현장 교사”라고 밝혔다.

학생들의 고충을 가장 먼저 접하는 전문상담교사들은 “잡무에 학교폭력상담은 뒷전이 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성나경 전국전문상담교육자협회장은 “전문상담교사제는 2005년 도입 뒤 특별한 사건이 터질 때만 대거 임용되는 등 일관성 없는 정책으로 제대로 안착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교과부는 학교폭력 문제 해결에 교사의 관심이 중요한 만큼 잡무를 줄이고 연수과정을 개선하는 등 추가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교과부 관계자는 “새로운 대책을 추가로 내놔도 현장의 부담만 늘어날 수 있어 교사들이 학생상담과 생활지도에 집중할 수 있도록 행정업무를 지속적으로 줄이고 교원양성 과정에서도 가해학생 선도 실습 등 실질적인 교육을 하겠다”고 말했다.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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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3-16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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