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첩혐의 서울시공무원, 탈북자 200명 정보 北에 유출

간첩혐의 서울시공무원, 탈북자 200명 정보 北에 유출

입력 2013-02-26 00:00
수정 2013-02-26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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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동생 통해 보위부에 전달…檢, 국보법 위반 등 기소

탈북자로 위장 침투해 서울시청에서 일해온 북한 화교 출신 공무원이 국내 거주 탈북자 200여명의 신원 정보를 북한 국가안전보위부에 넘긴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이상호 부장검사)는 26일 국가보안법 및 여권법 위반 등 혐의로 서울시 계약직 공무원 유모(33)씨를 구속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유씨는 북한에서 3년 과정의 의학전문학교를 나와 준(準) 의사 자격증을 갖고 의료기관에 근무하면서 재북 화교 신분을 이용해 대북 송금 브로커로 활동하다가 지난 2004년 중국으로 넘어갔다.

이후 북한 국적의 탈북자로 위장해 국내에 입국한 뒤 서울 소재 명문 사립대를 졸업하고 2011년 6월부터 서울시청에서 탈북자 지원 업무를 담당하는 계약직 공무원으로 채용돼 근무해왔다.

유씨는 국내에 들어온 이후 중국을 거쳐 북한에 5차례 밀입북하는 과정에서 2006년 5월 북한 보위부에 포섭돼 탈북자 정보를 수집하라는 지령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유씨는 어머니 장례식을 치르러 북한에 들어갔다가 남한에 입국했다는 사실이 들통나 조사를 받았고 이때 ‘보위부 활동을 하면 없던 일로 해주겠다’는 제안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유씨가 지령에 따라 200여명에 달하는 탈북자 신원 정보를 3차례에 걸쳐 북한에 남아 있던 여동생을 통해 보위부에 넘긴 것으로 파악했다.

보위부로 넘어간 탈북자 신원은 유씨가 탈북자 관련 단체 활동을 하면서 수집한 것이 대다수이지만, 50~60명에 관한 정보는 서울시 공무원으로 재직할 때 수집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씨의 간첩 활동을 도운 여동생도 보위부 지령을 받아 지난해 10월 탈북자로 위장해 입국했다가 당국의 합동신문 과정에서 적발됐다. 여동생은 자신의 신분과 입국 목적 등을 자백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정보원은 여동생을 통해 유씨의 간첩 활동 단서를 잡고 내사를 벌여오다 지난달 유씨를 구속했다.

공안당국은 유씨 여동생에 대해서는 보강 수사를 벌여 사법처리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유씨는 화교 출신임을 숨기고 북한이탈주민으로 인정받아 국내에서 주거지원금과 정착금 등 2천500여만원을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에서 부정 수령한 혐의도 받고 있다.

위장 신분으로 한국 여권을 부정 발급받아 중국, 독일, 태국 등에 출입국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북한의 대남 공작이 정예 공작원을 침투시키는 전형에서 벗어나 다양한 계층에서 공작원을 선발해 입국시키는 쪽으로 바뀌고 있으며, 성공적인 임무 수행을 위해 가족까지 동원한다는 점이 드러났다”고 말했다.

검찰은 탈북자 신원 정보가 북한에 남은 가족을 볼모로 한 국내 탈북자 공작활동에 이용될 위험이 큰 만큼 이들의 신원 정보를 철저히 관리할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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