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상권만 약자냐” 뿔난 대형마트 입점상인들

“골목상권만 약자냐” 뿔난 대형마트 입점상인들

입력 2012-12-27 00:00
수정 2012-12-27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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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선의의 피해자”…잇단 지자체 항의방문

“대형마트 안에 있으니까 화려하고 돈 잘 버는 것처럼 보이죠? 우리 일하는데 한 시간만 있어보세요. 한달에 주말 8일 매출이 평일 20일 매출과 맞먹는데 매달 두 번씩 일요일 의무휴업이 말이 됩니까?”

홈플러스 서울 중계점에 입점한 상인 40여명이 지난 21일 노원구청에 몰려들었다. 이들은 지방자치단체의 대형 유통업체에 대한 영업규제 정책에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오후 롯데마트 중계점, 홈플러스 방학점에 입점한 점주 대표들도 같은 이유로 관할 구청에 항의성 방문을 했다.

노원구를 비롯한 다수의 서울시내 지자체는 지난 12일부터 매월 둘째·넷째 주 수요일에 대형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SSM)에 자율휴업을 하라고 통보한 상태다. 하지만 서울시는 내년 1월부터는 매월 둘째·넷째 주 일요일에 의무휴업을 권장하고 각 지자체가 조례를 제정하는 방식으로 일요 의무휴업에 강제성을 띠게 할 전망이다.

이런 지자체의 움직임에 대형마트에 입점한 영세상인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대형마트 입점 상인들은 골목 상권을 위협하는 품목과는 무관한 상품이나 서비스를 취급하는 자신들이 영업규제 대상이라는 점을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대부분 대형마트에 일정 부분의 수수료를 내고 안경, 화장품, 신발, 옷 등을 판매하거나 헤어샵, 동물병원 등을 운영하고 있다.

홈플러스 중계점에서 신발을 판매하는 이숙영(58·여)씨는 27일 “야채나 청과물, 가공식품과는 전혀 상관없는 우리가 지자체의 대형마트 영업 규제로 큰 피해를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영업 규제의 테두리에서 벗어난 인근 복합쇼핑몰이나 다른 대형마트가 정상영업을 하면서 형평성 논란도 일고 있다.

인근 세이브존은 복합쇼핑몰, 하나로마트는 영업규제에서 제외되는 대형마트(농수산물이 매출의 51% 이상)로 분류돼 휴무 없이 영업 중이다.

홈플러스 방학점에서 신발 가게를 운영하는 유영모(53)씨는 “사정이 똑같은 경쟁업체는 영업하고 우리는 못한다는 건 불공평하다”고 했다.

홈플러스 중계점에서 동물병원을 운영하는 최인영(36)씨는 “지난 휴무 때 인근 하나로마트는 오전에 배추가 다 팔렸다고 한다”며 “대형마트 영업을 규제한다고 재래시장으로 소비자가 유입되는 게 아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입점 상인들의 매출 저조는 곧 대형마트가 떼가는 수수료 저하로 이어지기 때문에 3개월이나 1년 단위로 대형마트와 입점 계약을 하는 상인들은 불안하기만 하다.

대부분의 대형마트 입점 상인은 보증금 대신 판매금액의 일정 비율을 수수료로 주는 방식으로 대형마트와 계약을 맺고 있기 때문이다.

한 상인은 “골목 상권은 보증금 낼 돈이라도 있지만 우리는 판매 수수료 계약으로 근근이 먹고사는 소상인이 대부분”이라며 “영업이 시원치 않아 언제 쫓겨날 지 불안해하는 상인들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지자체는 이들이 ‘선의의 피해자’라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입점한 자리가 대형마트로 등록돼 있기 때문에 규제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중소상인살리기네트워크 이동주 실장은 “골목 상권과 마찰하는 부분이 없다면 지자체와 매장에서 통로를 열어주고 이들이 영업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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