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게 금어기 변경’ 농식품부-어민 입장차 ‘팽팽’

‘꽃게 금어기 변경’ 농식품부-어민 입장차 ‘팽팽’

입력 2012-12-23 00:00
업데이트 2012-12-23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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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식품부 “금어기 전체 통일해야” VS 어민 “보름 늦춰야”

꽃게 금어기 조정 협상이 정부 기관과 서해5도 어민의 입장 차로 난항을 겪고 있다.

농림수산식품부는 꽃게 자원의 효율적인 관리를 위해 서해 북단 어장의 꽃게 금어기를 지금(7월1일~8월31)보다 10일 가량 앞당겨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어민들은 어획고 증대를 위해 보름 정도 늦춰야 한다고 주장한다.

23일 인천시 옹진군에 따르면 농식품부는 지난 6월과 8월 연평도, 진도, 목포, 부안 등 서해안 지역 어민들과 잇따라 간담회를 열고 꽃게 금어기 조정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서·남해 일부 해역 간 금어기가 서로 달라 산란기 개체 보호 효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기후변화로 꽃게의 산란 생태가 달라진 데 따른 것이다.

옹진군도 지난 10일 농식품부, 국립수산과학원 서해수산연구소, 서해5도 어민 30여명과 함께 꽃게 포획금지기간 고시 제정을 위한 의견수렴 회의를 열었다.

이날 회의에서 서해수산연구소는 꽃게의 생태산란 연구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소 측은 “연평·대청어장과 덕적 서방 특정해역 등 서해 북단 어장의 꽃게가 6월말부터 산란을 시작하는 것으로 조사됐다”며 “어획량 확대를 위해 이 시기를 금어기에 포함해야 하다”고 주장했다.

이런 이유로 서해 북단 어장의 꽃게 금어기를 6월21일~8월20일로 현행보다 10일 앞당기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를 통해 서해북단 어장과 나머지 어장 간 서로 다른 금어기를 통일해야 한다는 입장도 밝혔다.

그러나 서해5도 어민들은 꽃게가 가장 많이 잡히는 6월말이 금어기에 포함되면 소득에 큰 지장이 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연평도의 한 어민은 “6월말에 잡히는 꽃게가 1년 소득의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며 “이 기간을 금어기로 정하는 것은 어민들 다 죽으라는 소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해5도 어민들은 또 9월초에 속이 텅 빈 물렁 꽃게가 많이 나온다며 지금보다 보름 늦춰 7월16일~9월15일을 금어기를 정해 물렁꽃게를 보호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농식품부는 이런 어민들의 반발을 고려해 연평·대청어장의 금어기는 현행대로 유지하고 덕적 서방 특정해역의 금어기만 10일 앞당기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서해수산연구소의 한 관계자는 “어획고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어민들의 입장에서는 지금 당장 꽃게를 많이 잡는 것이 중요하겠지만 산란 꽃게를 보호해 어획량 자체를 늘리는 게 장기적으로 어민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충고했다.

꽃게 금어기는 개체가 성숙할 수 있게 꽃게 산란기 동안 조업을 금지해 어족 자원을 관리하려는 이유로 지난 1974년 처음 시행됐다.

당시 금어기는 6월16일부터 75일 간으로 서·남해 전체가 같았지만 1996년부터는 여러차례 달라졌다. 이후 2008년부터 서해북단에 있는 세 어장의 꽃게 금어기는 매년 7월1일~8월31일까지, 나머지 서·남해 어장의 금어기는 매년 6월15일~8월15일까지로 현재의 금어기가 정해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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