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수지에 유기한 엄마 진술
생후 36개월 된 아들을 마구 때려 숨지게 한 뒤 저수지에 버린 최모(37)씨의 범행 이면에는 최씨가 불우한 어린 시절에 경험한 ‘학대의 대물림’과 아들이 자신처럼 살게 될까 두려워한 ‘비뚤어진 모정’이 있었다.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경남 창원 서부경찰서는 4일 최씨가 “범행 한 달 전부터 내가 살아온 것과 비슷한 처지의 아들이 앞으로 사람들에게 학대받으며 살 바에는 차라리 죽는 게 낫겠다고 생각했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최씨는 경찰에서 “평소 아들(박군)이 자주 울거나 자신과 닮았다는 이유 등으로 가족의 미움을 샀다고 생각해 집에 남겨두면 괴롭힘을 당하지 않을까 걱정돼 지난 9월 가출할 때 세 아들 중 둘째만 데리고 나왔다.”고 말했다.
조사 결과 최씨는 부모의 가정 폭력을 지켜보며 자랐고 정신적, 신체적 학대를 당했다. 또 아버지가 사고로 숨지자 친척 손에 맡겨져 고아처럼 살았다. 최씨는 결혼한 뒤 남편과 자주 다투는 등 결혼 생활도 순탄치 못했다. 아들을 데리고 집을 나와서는 창원시 진해구에 있는 한 지인의 집에서 더부살이를 했다. 최씨는 1주일에 3~4차례씩 아들을 때린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최씨가 지인 집에 얹혀살면서 정서 불안으로 심한 스트레스를 받았고 자신처럼 아들도 ‘사회에서 환영받지 못한다’거나 ‘학대받는다’고 느낀 것 같다.”고 전했다. 범죄심리 전문가들도 최씨의 범행이 과거 학대 경험과 현재의 정서 불안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일어난 것이라고 분석했다.
창원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2012-12-05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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