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 유리하다면… 인문영재가 과학특기반行

대입 유리하다면… 인문영재가 과학특기반行

입력 2012-11-26 00:00
수정 2012-11-26 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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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재교육 10년 ‘입시 스펙’ 전락

2002년 영재교육 진흥 종합계획이 세워지면서 본격화된 초·중·고 영재교육이 올해로 도입 10년째를 맞았다. 그러나 당초 취지와 달리 대입·고입에 유리한 ‘스펙’ 쌓기의 수단으로 변질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수학, 과학 등 주요 입시과목 쪽으로 학생들이 몰리고 있는 데다 특정 분야에 대한 소질보다는 그저 공부를 잘하는 학생들이 대상으로 선발되고 있는 탓이다.

25일 한국교육개발원에 따르면 진흥계획 발표 직후인 2003년 1만 9974명으로 전체 학생의 0.25%에 불과했던 영재교육 대상자는 지난해 10만 8548명으로 전체의 1.5% 수준으로 확대됐다. 이렇게 학생 수가 5배 이상으로 뛰면서 양적 팽창은 이뤄졌지만 잠재력의 계발이라는 질적인 측면은 크게 미흡하다.

영재교육은 수학, 과학을 비롯해 음악, 문예창작, 발명, 인문사회 등 모두 11개 분야에 걸쳐 이뤄지고 있지만 실제 영재교육 대상자 가운데는 수학, 과학 및 수학·과학 통합 분야 학생이 80%를 넘는다. 서울시교육청이 올 초 집계한 서울지역 영재교육 영역별 학생수를 보면 전체 1만 8189명의 영재교육 대상자 가운데 수학분야 영재가 6571명으로 전체의 36.1%, 과학분야 영재가 6970명으로 38.3%를 차지했다. 수학·과학 통합 분야(1442명)까지 합치면 82.3%가 수학·과학 분야 영재다. 반면 음악 610명(3.4%), 미술 800명(4.4%), 문예창작 120명(0.7%), 발명 360명(2.0%) 등 그 밖의 분야는 비중이 미미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예체능이나 인문계열 분야에 소질을 보이는 학생들도 입시에서 유리한 수학·과학 영재교육을 받기 위해 애쓰는 경우가 많다. 서울 서초구의 한 중학교 과학영재 학급에서 공부하는 자녀를 둔 최모(44·여)씨는 “초등학교 때부터 글짓기와 영어 말하기 등에서 뛰어난 실력을 보였는데 과학고나 외고에 진학하기 위해서는 ‘과학영재’라는 타이틀이 도움이 된다고 해 담임교사의 관찰 추천제 방식을 통해 과학영재 교실에 들어갔다.”면서 “학교나 학원에서 모두 과학영재 교육을 받으면 대입 수시모집의 특기자 전형에 지원하거나 입학사정관제에서 유리하다고 상담해준다.”고 말했다.

영재교육이 입시용이 되면서 영재교육 대상자로 선정되기 위한 사교육 시장도 팽창하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영재교육이 유발하는 사교육을 막기 위해 기존의 영재성 검사 시험을 2009년부터 관찰추천제로 전환했지만, 여전히 상당수 학교에서 학교 자율에 따라 시험이나 특정과목 내신성적 등으로 영재교육 대상자를 선발하고 있다.

교과부 관계자는 “사교육 부담을 줄이기 위해 영재교육 대상자를 2014년까지 전체 학생의 2%까지 늘리고 영재교육을 일선학교의 방과후 프로그램 형태로 확대하면서 진입 장벽을 낮출 계획”이라고 말했다.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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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1-26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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