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년간 달동네 보듬은 ‘파란눈 신부님’

32년간 달동네 보듬은 ‘파란눈 신부님’

입력 2012-09-04 00:00
수정 2012-09-04 0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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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출신 ‘존’ 서울복지대상 저소득층위해 대안금융·의원 운영

달동네, 판자촌, 철거 지역 등 서울의 취약한 주거환경에 놓인 사람들을 위해 지난 32년간 헌신한 파란 눈의 신부가 서울시 복지상 대상을 받게 됐다. 서울시는 뉴질랜드 출신으로 달동네 주민 주거지원 활동을 벌여 온 안광훈(71·본명 브레넌 로버트 존) 신부가 2012년 서울시 복지상 대상 수상자로 선정됐다고 3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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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년간 달동네 철거민 등 어려운 이웃들을 보듬는 데 한생을 바쳐 온 안광훈(왼쪽) 신부가 1976년 5월 자신이 강원 정선군에 건립한 프란치스코 의원 건물 앞에서 지학선(오른쪽)주교 등과 기념사진을 찍었다.
32년간 달동네 철거민 등 어려운 이웃들을 보듬는 데 한생을 바쳐 온 안광훈(왼쪽) 신부가 1976년 5월 자신이 강원 정선군에 건립한 프란치스코 의원 건물 앞에서 지학선(오른쪽)주교 등과 기념사진을 찍었다.


1966년 처음 한국 땅을 밟은 안 신부는 3년 뒤 강원도 정선에 부임하면서부터 어려운 환경에 놓인 사람들을 보듬는 활동을 펼치기 시작했다. 그는 저소득층 대출을 위해 정선 신용협동조합을 건립하고, 이어 병원이 없는 군민들을 위해 프란치스코 의원을 운영하기도 했다. 8년간 함께 활동하며 안 신부를 지켜본 서울북부실업자사업단 정명훈 국장은 “네덜란드에서 건너올 때 지녔던 옷을 반세기 가까이나 입을 정도로 검소한 분”이라며 “강론 때도 늘 ‘돈과 명예, 권력으로부터 멀어져야 한다’고 강조한다.”고 말했다. 안 신부는 그 흔한 휴대전화도 갖지 않았다. 정 국장은 “그처럼 어려운 사람들이 가난을 이겨낼 수 있도록 일관되게 도우면서도 자신을 앞세우지 않았다.”고 말했다. 종교를 떠나 ‘왼손이 하는 일을 오른손 모르게 하라’는 진리를 오롯이 실천에 옮긴 것이다.

안 신부는 1981년 서울로 오며 주거취약 계층을 위한 활동을 본격화했다. 안 신부는 당시 올림픽 준비가 한창이던 목동에서 재건축 탓에 마땅한 보상도 없이 삶터에서 쫓겨나는 철거민들을 위해 물심 양면 지원을 시작했다. 이어 1997년에는 국내 실업문제가 심각해지자 서울북부실업자사업단 강북지부의 운영위원으로 나서 저소득층 일자리 창출을 위해 기여하기도 했다. 안 신부는 일흔이 넘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현재 삼양동 달동네를 지키며 주민들을 위한 일자리, 주거복지, 대안금융 사업 등을 벌이고 있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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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9-04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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