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처럼 바라던 통일의 봄 못보고…”

“그처럼 바라던 통일의 봄 못보고…”

입력 2011-09-28 00:00
수정 2011-09-28 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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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박용길 장로 유가족에 조전 28일 ‘겨레장’… 문익환 목사와 합장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26일 고 문익환 목사의 부인 박용길 장로의 유가족에게 조전을 보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7일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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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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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위원장은 조전에서 박용길 장로의 유가족에게 애도를 표하며 “박용길 여사는 그처럼 바라던 통일의 봄을 보지 못하고 우리 곁을 애석하게 떠났지만 그가 민족의 화합과 통일을 위해 바친 애국의 넋은 북과 남, 해외 온 겨레의 마음속에 길이 남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통일부, 장례위 방북 불허

앞서 김양건 북한 아시아태평양위원회 위원장은 26일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에 팩스를 보내 박 장로의 장례에 대해 협의하자며 유족과 장례위원회 관계자의 개성 방문을 요청했지만 통일부가 방북을 불허했다. 장례위는 이날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통일부의 조치에 유감을 표명했다.

장례위에 따르면 북측의 개성 방문 요청 사실을 통일부에 알렸으나 통일부는 ‘조문단이 서울로 온다면 정중하고 안전하게 편의를 보장하겠지만, 북이 내려오지 못한다면 개성이든 다른 곳이든 일체의 접촉을 허용할 수 없다.’며 방북을 허락하지 않았다. 장례위는 이 같은 내용을 북측에 전했다. 북측은 이에 대해 “준비시간 관계상 개성으로 갈 수 없게 됐다.”는 답변을 보냈다.

북측은 박 장로에 대한 조의 표시나 조문단 파견 등을 위한 협의를 염두에 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박 장로는 6·15 남북공동선언 실천을 위한 남·북·해외 공동행사 남측준비위 명예대표,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 공동의장을 지내며 통일운동과 민주화운동에 참여했기 때문이다. 또 류우익 통일부 장관 취임 이후 이번 장례 접촉 제의를 통해 남측 정부의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의지를 떠보기 위한 포석이 깔린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장례식 소박하고 검소하게… 노제 생략

김상근 장례위원장은 “경색된 남북관계를 풀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는데 아쉽다.”며 “장례위와 유족의 입장을 정리해 북측에 전하겠다.”고 말했다. 통일부 측은 “유가족이나 장례위 관계자가 방북해 북측 관계자를 만나는 것은 전통적인 장례 예법과 정서에 맞지 않는다고 판단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박 장로의 장례식은 28일 오전 9시 30분 서울 강북구 수유리에 위치한 한신대 신학대학원 예배당에서 ‘겨레장’으로 치러진다. 겨레장 명칭은 ‘통일의 봄길’로 정해졌다. 장례식에서는 고은 시인이 조사를 낭독하고 한명숙 전 국무총리, 오종렬 한국진보연대 상임고문 등이 조사를 한다. 소박하고 검소하게 하겠다는 유가족들의 바람에 따라 운구, 영정 차량은 없이 이동하며 노제 또한 생략한다. 장례식을 마친 뒤 수유리에 있는 통일의 집을 거쳐 오후 1시 경기 남양주시 마석 모란공원에 문익환 목사와 합장된다.

김진아기자 j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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