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로에 선 노동운동] “우리가 어용이라고? 민노총식 전투 이긴 적 있나”

[기로에 선 노동운동] “우리가 어용이라고? 민노총식 전투 이긴 적 있나”

입력 2011-05-02 00:00
수정 2011-05-02 0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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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노총 준비중인 정연수 서울지하철 노조위원장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이 1일 근로자의 날 서울 시내에서 각각 대규모집회를 가진 가운데 ‘실리 위주’의 제3노총을 준비중인 서울지하철노조(지하철 1~4호선) 정연수(55) 위원장은 지난달 30일 자체 근로자의 날 기념식을 봉사활동으로 마친 후 1일 본지와 전화인터뷰를 가졌다. 지난달 29일 서울지하철노조는 조합원 선거를 통해 민주노총을 탈퇴했다. 정 위원장은 제3노총을 오는 6월 안에 출범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데올로기나 대기업 노조를 중심으로 한 기존의 노동운동이 아닌 국민이 투명하게 감시할 수 있는 생활노동운동을 전개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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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하철노조 정연수 위원장은 근로자의 날인 1일 본지와의 전화인터뷰에서 “복수노조는 노조 간, 노사 간 소통 문화의 정착을 위해 정부의 안대로 오는 7월 1일 시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 위원장은 14대·16대 노조위원장에 이어 지난 1월 17대 위원장에 당선됐으며 제3노총을 준비하는 새희망노동연대 위원장이기도 하다. 서울신문 포토라이브러리
서울지하철노조 정연수 위원장은 근로자의 날인 1일 본지와의 전화인터뷰에서 “복수노조는 노조 간, 노사 간 소통 문화의 정착을 위해 정부의 안대로 오는 7월 1일 시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 위원장은 14대·16대 노조위원장에 이어 지난 1월 17대 위원장에 당선됐으며 제3노총을 준비하는 새희망노동연대 위원장이기도 하다.
서울신문 포토라이브러리
→지난달 29일 민주노총을 탈퇴한 후 맞은 첫 근로자의 날을 어떻게 보냈는가.

-지난달 30일 서울 상계동 노인복지관에서 노인 30명의 생일잔치를 열었다. 또 상계동의 64가구 독거노인을 대상으로 소원상품 전달식도 했다. 전기밥솥, 텔레비전, 전자레인지 등 미리 노인들의 소원을 받아 물품(1500만원 상당)을 마련하고 조합원 150명이 이를 전달하면서 방 소독과 세척 등을 했다. 1일은 서울지하철노조 산악팀의 봉사활동이 있었다. 근로자의 날은 사회에서 혜택을 받은 대기업 노동자가 국민에게서 받은 혜택을 양극화 해소 노력을 통해 돌려주는 날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2009년에는 민노총 탈퇴에 실패했었다. 이번에 달라진 점은 무엇인가.

-2009년은 민노총 탈퇴 여부만 투표했다. 이번에는 민노총에서 탈퇴하고 실리 노선의 제3노총을 설립하고 이에 가입하겠다고 밝혔다. 제3노총이 국민을 섬기는 운동을 하겠다니까 조합원들도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사라지고 마음을 놓은 것으로 생각한다.

→제3노총이 6월에 출범한다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참여 단체는 모이고 있나.

-제3노총을 준비하는 새희망노동연대의 회의가 이달 초에 소집된다. 여기서 제3노총 준비위원회를 발족한 후 6월 설립이 목표다. 현재 35개 노조로 이루어진 전국공기업연맹이 참여하겠다고 결의한 상태다. 전국교육청노조나 광역자치단체노조와는 협의 중이다. 민간부문에서는 현대 계열사와 KT가 협의 중이다. 오는 7월1일 복수노조 이후 가입자가 늘면 2년 후엔 노동운동의 판세가 바뀔 것이다. 조합원에 대한 서비스나 전문성으로 승부해 새로운 노동운동에 대한 국민의 지지를 이끌어 내겠다.

→현재 양대노총의 현안인 ‘노조법 재개정’에 대해 어떤 입장인가.

-정부안인 현행대로 가야 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에 복수노조를 안 하는 국가는 없다. 현재는 노조 선거에 당선되지 않은 노조는 정체성 유지도 힘들다. 노조 간에 또 노사 간에 소통 문화를 키우는 계기가 될 것이다. 근로시간면제(타임오프)제도의 경우도 노동계가 사측의 돈을 안 받겠다고 하는 것이 원칙이다. 오히려 사측이 로비의 측면에서 전임노동자에 지원을 해주겠다고 하면 노동계가 반대하는 것이 맞다. 노동운동은 기득권보다 비정규직 운동, 양극화 해소 등에 힘써야 한다.

→민주노총은 서울지하철노조의 탈퇴가 내부 규약대로 3분의2 찬성이 아닌 과반수 찬성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무효라고 주장하고 있다.

-터무니없다. 내부 규약이 명백히 있다. 산별 구성이나 해산 등은 조합원 3분의2가 찬성해야 한다. 하지만 이번의 경우는 내부 규약에 ‘민주노총 산하 단체’라고 되어 있는 부분을 바꾸는 것이기 때문에 과반수 찬성이면 족하다.

→실리적 노조은 구체적 방안이 없어 어용노조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비판하는 이들도 있다.

-일부에서 제3노총을 정권 노조나 어용 노조라고 비판한다는 얘기를 들었다. 하지만 나도 87년부터 노조를 해 왔다. 그간 민노총식의 전투는 이긴 적이 없었다. 국민이 냉담하면 숨도 못 쉴 정도였다. 서울지하철노조의 해고자 17명은 노동조합에서 연차수당과 퇴직금 등을 보전해 주어야 한다. 민노총을 따르는 동안 내부 근로여건은 퇴보했다. 국민의 85%가 노동계에 부정적이다. 정부가 재채기만 해도 노동자가 몸살을 앓는 데 이는 정부의 힘 때문이 아니라 여론 때문이다.

반면 지난해 서울지하철노조가 서울시의 구조조정에 맞서서 오히려 서울시와 상생협력선언을 하고 고용 보장 및 복지 증진을 약속받았다. 사회적 합의를 한 거다. 성숙한 사회적 협약을 노동계가 미리 끌고 가야 한다.

→향후 제3노총의 청사진을 말해 달라.

-섬김의 노동운동을 하겠다. 그간 상층지도부 중심의 노동운동은 공급자 중심이었다. 조합의 주인인 조합원을 섬겨야지 주인인 조합원 위에 군림하는 것은 문제다. 노사문화가 잘못된 것은 정치권과 정부 탓만이 아니다. 노동계도 중대한 문제가 있었던 것이다. 이데올로기나 귀족 노조 운동이 아닌 국민이 투명하게 감시하는 생활노동운동을 통해 조합원의 근로여건 향상과 더불어 양극화 등 사회적 문제를 해소하는 데 힘을 쏟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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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2011-05-02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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