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대號, 정치권 사정 신호탄 쏘나

한상대號, 정치권 사정 신호탄 쏘나

입력 2011-04-09 00:00
수정 2011-04-09 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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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정치권 사정에 칼 뽑나.’ 검찰이 평소 정치권과의 교류가 활발한 것으로 알려진 서울의 D건설사 대표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특히 검찰은 이 회사 압수수색 영장에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명시한 것으로 알려져 검찰 칼날이 정치권을 겨냥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부장 송삼현)는 건설업체 D사 최모(51) 회장이 회사돈 수십억원을 빼돌려 비자금을 조성한 정황을 포착하고 지난달 말 본사 사무실을 전격 압수수색했다고 8일 밝혔다.

검찰은 최 회장이 회사돈을 개인 용도로 사용하고, 계열사와 다른 회사 간의 거래에서 회사에 금전적 손실을 끼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검찰은 최근 최 회장과 회사 재무 담당자를 불러 조사하는 등 관련 자금 흐름을 추적하고 있다.

검찰은 특히 최 회장 횡령액 중 일부가 정치권으로 흘러갔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실제 D사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에는 횡령·배임과 함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도 포함됐다. 정치자금법 위반은 법으로 정한 후원금, 당비 등이 아닌 청탁 목적으로 ‘검은 돈’을 건넨 경우여서 향후 검찰의 수사 방향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와 관련, 윤갑근 중앙지검 3차장검사는 “주요 혐의는 횡령이며, 횡령액 중 일부가 어디에 쓰였는지를 알아보고 있는 중”이라며 “정치인에게 돈이 전해졌는지는 좀 더 봐야 한다.”고 밝히는 등 정치권 연루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특히 최 회장이 18대 총선 당시 경기도의 한 지역구에 공천을 신청했다가 탈락했으며, 이후 비례대표 후보로 나서는 등 정치계와 관련이 깊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관련 의혹이 커지고 있다. 최 회장은 2006년 이명박 대통령의 서울시장 재임 중에 발생한 이른바 ‘황제 테니스’ 논란에도 연루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검찰 내부에서는 이번 수사가 한상대 중앙지검장 취임 이후 검찰의 첫 정치권 사정으로 이어지는 게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 지검장 취임 이후 3차장 산하 수사팀은 주로 금융조세조사부 중심의 금융계, 재계 수사에 초점을 맞춰 왔으며, 이 때문에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건을 일부러 피하는 것 아니냐.”는 뒷말이 나오곤 했다.

이 사건이 권력형 비리를 담당하는 특수부에 배당됐다는 점도 관심을 끈다. 그간 중앙지검 특수부 활동은 한명숙 전 총리 공판, 한상률 전 국세청장 수사 등 앞선 수사팀이 남긴 사건을 정리하거나 지역 정치인 비리를 캐는 데 집중해 왔다. 한 사정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특수부 수사의 최종 타깃은 공무원”이라며 “수사가 시작된 이상 어느 방향으로 나갈지는 추이를 좀 더 지켜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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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2011-04-09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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