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전군표 前국세청장 부부 소환키로

檢, 전군표 前국세청장 부부 소환키로

입력 2011-03-02 00:00
업데이트 2011-03-02 0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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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샘조사 한 前청장 “그림선물 대가성 없었다” 부인

한상률 전 국세청장의 ‘그림로비’ 의혹 등을 수사하고 있는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최윤수)는 1일 전군표 전 국세청장 부부를 불러 조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한씨가 ‘학동마을’ 그림로비 의혹과 관련, “전군표 청장 부부에게 그림을 선물한 건 맞지만 대가성은 없었다.”고 진술함에 따라 검찰은 전씨 부부를 불러 그림의 정확한 성격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검찰 관계자는 “한 전 청장의 진술 분량이 많아 현재는 진술 분석 작업에 집중하는 상황이다.”면서 “진술을 좀 더 검토한 뒤 전군표 전 청장을 비롯해 다른 관련자들의 소환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앞서 한씨는 28일 오후부터 14시간이 넘는 밤샘 조사를 마치고 1일 새벽 귀가했다. 한 전 청장은 2007년 1월 전군표 당시 국세청장에게 인사 청탁 대가로 ‘학동마을’ 그림을 상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또 연임을 위해 현 정권 실세에게 로비를 벌이고, 태광실업에 대한 표적 세무조사를 벌여 직권을 남용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한씨는 3대 의혹 중 그림로비에 대해 강력히 부인하면서 상당히 억울해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일단 전씨와 부인을 불러 그림을 주고받은 당시 상황과 인사 청탁 여부를 확인할 예정이다. 세부 진술에 차이가 발견될 경우 한씨도 함께 불러 3자 대질하는 방안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씨는 2006년 7월 국세청장에 내정된 뒤 정상곤 당시 부산지방국세청장에게서 인사 청탁과 함께 현금 7000만원 등을 받은 혐의로 구속 기소, 징역 3년이 확정돼 복역하다가 지난해 7월 가석방됐다. 전씨의 부인 이모씨는 2009년 1월 한 전 청장이 2년 전 차장으로 재직할 때 인사 청탁 목적으로 남편에게 고(故) 최욱경 화백의 그림 ‘학동마을’을 줬다고 폭로했다.

검찰은 아울러 ‘도곡동 땅 실소유주 논란’의 도화선이 된 안원구(51·수감중) 전 국세청 국장을 소환해 사실 관계를 다시 파악할 것으로 전해졌다. 한씨는 전날 검찰 조사에서 “도곡동 땅과 관련된 문서의 존재 자체가 없는 걸로 안다. 이와 관련한 보고도 전혀 받은 바가 없다.”면서 안씨와 상반되는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안씨는 “포스코 세무조사 과정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차명재산이라는 의혹이 일었던 도곡동 땅의 실제 주인이 이 대통령임을 나타내는 문서를 발견했다.”고 주장했다.

한편 검찰은 로비 의혹의 핵심 증거물인 ‘학동마을’ 진품을 압수해 보관 중인 것으로 밝혀졌다. 검찰 관계자는 “한 전 청장의 그림로비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물증이라고 판단해 압수한 것”이라고 말했지만 그림을 언제, 누구로부터 확보했는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2011-03-02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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